대리 기다리다 버스 운전기사와 시비
버스 올라타 욕설하고 운전대 꺾어
혈중알코올 농도 면허 취소 수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간판 스타 박정태(50)씨가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고 버스 운행을 방해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이 같은 특정 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운전자 폭행)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박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아는 사람들과 술을 마신 뒤 이날 오전 0시 35분쯤 부산 금정구 청룡동 한 사거리 도로에 차를 두고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다. 이 과정에서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경음기를 울리면서 버스 운행에 방해가 된다며 길가에 세워 둔 박씨의 차량을 옮겨 달라고 요구했다.
박씨는 자신의 카니발 차량을 10~20m 가량 운전했고, 버스 운전 기사와 말다툼이 벌어졌다. 박씨는 버스에 올라타자 버스 운전기사는 그대로 버스를 운행했다. 버스가 600m 가량을 달리는 동안 박씨는 운전 기사에게 욕설을 하면서 버스 운전대를 꺾는 등 운전을 방해했다. 당시 버스 안에는 4~5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경찰은 박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박씨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0.131%로 운전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경찰은 1차 조사를 한 뒤 박씨를 귀가시켰으며 운전기사 등과 함께 추가 조사를 진행한 뒤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메이저리거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외삼촌인 박씨는 1991년부터 2004년까지 롯데 자이언츠 주전 2루수로 활약했다. 특유의 승부 근성으로 ‘악바리’ ‘탱크’ 등의 별명을 얻었고 1999년 31경기 연속 안타의 기록을 세우는 등 야구팬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받았다. 이후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과 1군 타격코치 등을 지냈고, 2015년부터 가벼운 범죄로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로 구성된 '레인보우 야구단'을 만들어 이사장을 맡고 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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