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철수가 시작된 시리아 북부 만비즈 중심부에서 16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미국인 4명을 포함 최소 16명이 숨졌다. ANHA via AP 연합뉴스

미군 철수가 시작된 시리아 북부에서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을 겨냥한 자폭 테러가 발생해 미국인 4명을 포함해 16명이 숨졌다. 불과 한 달 전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선언하며 갑작스러운 철군을 결정한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은 16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만비즈 중심부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으로 미군 2명을 포함한 미국인 4명과 시리아민주군(SDF) 등 최소 1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테러 직후 극단주의 무장조직 IS는 선전매체를 통해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AP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2015년 미군이 시리아에 주둔한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테러는 지난달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미 IS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라며 미군 2,000여명의 철군 계획을 발표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발생했다. 외신들은 IS가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테러를 벌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 정치권에서는 시리아 철군 방침에 대한 비판 여론이 다시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략 부재’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리처드 블루멘털(코네티컷) 상원의원은 "계획도 전략도 없는 급격한 철수는 우리 군을 더욱 위험에 빠뜨릴 뿐”이라고 비판했으며, 딕 더빈(일리노이) 상원의원도 "‘30일 내 시리아 철수’ 계획은 급작스럽고 위험하다"라고 가세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CNN에 따르면 공화당 중진이자 친트럼프파인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조차 “(철군 선언으로 인해) 우리가 싸우고 있는 적들이 더 기세등등해지는 것 같아 걱정”이라면서 시리아 철군 재고를 촉구했다.

한편 테러가 발생한 지 몇 시간 만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재차 IS 격퇴를 언급하며, 미군 철수가 변동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자 파문은 더욱 커졌다. 이날 펜스 부통령이 국무부 회의에서 “‘칼리프’(이슬람 제국)는 허물어졌고, IS는 격퇴됐다”라며 “최고통수권자의 지도력과 연합국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우리는 IS와의 전투에서 손을 떼고 우리 군을 집으로 복귀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펜스 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성명을 내고 사망 장병들에 대해 애도를 표했으나 “우리가 철군을 시작한 이 시점에 IS 잔당이 사악하고 잔인한 칼리프를 재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며 철군 의지를 재확인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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