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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현자락에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

입력
2019.01.17 11:15
수정
2019.01.17 21:55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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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회현자락에서 발굴된 한양도성 성곽 터. 그 위로 1969년 조성됐다 2006년 철거된분수광장의 원형 분수대와 사각형 모양의 조선신궁 배전 터가 보인다. 서울시 제공
서울 남산 회현자락에서 발굴된 한양도성 성곽 터. 그 위로 1969년 조성됐다 2006년 철거된분수광장의 원형 분수대와 사각형 모양의 조선신궁 배전 터가 보인다. 서울시 제공

성곽 터 2곳 등 유적 발굴 일대

최소한 보호시설ㆍ관람테크 조성

원형대로 보존된 현장 박물관으로

태조 이성계가 한양 수호를 위해 쌓은 한양도성, 일제 식민 지배의 상징인 조선신궁,서울시민의 추억의 장소 분수광장. 서울 남산에 600년이 넘는 역사가 살아 숨쉬는 현장 박물관이 생긴다.

서울시는 서울 숭례문에서 남산 정상까지 연결되는 회현자락에서 발굴된 한양도성의 남아있는 성곽 터 2곳과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조선신궁 배전(일반인이 참배하던 곳) 터 원형을 포함한 일대 4만3,630㎡를 ‘한양도성 현장 유적박물관’으로 조성한다고 17일 밝혔다.이 박물관은이달 공사에 착수, 내년 2월에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시는 조선시대부터 일제강점기, 근현대까지 회현자락에 담긴 역사와 훼손된 흔적까지 그대로 시민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회현자락을 따라 걸쳐있던 한양도성은 일제에 의해 훼손됐다. 그 자리엔 한양공원과 조선신궁이 들어섰다. 광복 이후에는 동ㆍ식물원과 분수광장이 조성되면서 한양도성의 자취는 지워졌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으로 추정됐던 한양도성은 우연찮은 기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시가 2012년 남산자락 지형 회복 사업을 벌이던 중 지하에 묻혀있던 성곽 유적을 발견하면서다.이어 2년여의 발굴 작업을 마친 시는 2015년 문화재 전문가들과 논의, 이 일대에 현장 유적박물관 건립을 결정했다.

특히 이곳의 한양도성 성곽은 태조부터 세종과 숙종을 걸쳐 순조대까지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시기별 축조방식과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장소로 평가 받고 있다.

시는 유적을 보호하면서도 경관 훼손을 최소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방침이다.성곽유적과 옛 터를 원형대로 보존하고 최소한의 보호시설과 관람데크를 조성해 살아있는 현장 박물관으로 만들 계획이다.남아있는 성곽을 보호하는 시설도 외벽 없이 기둥과 반투명의 가벼운 지붕으로만 설치된다. 남산의 식생에 맞는 조경공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역사유적뿐 아니라 소규모 전시장을 조성해 한양도성과 회현자락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해볼 수 있는 유물과 모형, 남산식물원의 옛 기록사진, 각종 출토유물 등을전시된다.

전문가들도 시의 이런 방침에 긍정적이다.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인 한필원 한남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제까지 고고학 유적은 발굴한 후 덮고 잔디를 까는 복토를 하거나 과거의 모습을 추정해 복원을 했지만 최근에는 '현장박물관(Onsite Museum)'이 전세계적 추세"라며 "최소한의 보호시설을 만들어 발굴된 상태 그대로 보여주면서 관람자들이 진정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시에선 이번 현장 박물관을 살아 숨쉬는 교육의 장소로 만들겠다는 입장이다.서정협 시 문화본부장은 “한양도성의 축성기술과 시대별 보수 흔적을 원형 그대로 보여주고, 조선시대의 한양도성부터 일제강점기 조선신궁, 근현대의 남산공원 유적까지 600여년의 역사 변화를 만나는 교육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내년 2월 공개될 예정인‘한양도성현장유적박물관’ 조감도. 서울시 제공
내년 2월 공개될 예정인‘한양도성현장유적박물관’ 조감도.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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