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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시승기] 무대를 가리지 않는 스포츠 세단, 캐딜락 ATS 프리미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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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오토시승기] 무대를 가리지 않는 스포츠 세단, 캐딜락 ATS 프리미엄

입력
2019.01.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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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 ATS의 시승에 나섰다.
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 ATS의 시승에 나섰다.

강변오토칼럼을 통해 자동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법적인 이슈를 풀어주는 강상구 변호사가 캐딜락의 ‘프리미엄 컴팩트’ 캐딜락 ATS 시승에 나섰다.

캐딜락이 선보인 ‘새로운 도전’이었던 캐딜락 ATS는 사실 데뷔 이후 국내 시장은 물론이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그리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TS’의 가치는 충분하다는 강상구 변호사의 이야기가 귀를 기울였다.

과연 강상구 변호사는 캐딜락 ATS를 어떻게 평가했을까?

*아래는 강상구 변호사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아직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차

‘캐딜락’이라고 하면, 링컨과 함께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고, 지금도 미국에서는 캐딜락을 탄다는 것이 일종의 ‘성공의 증표’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캐딜락이 갖는 브랜드 이미지나 포지션은 글로벌 시장에서 ‘캐딜락’의 입지에 많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많은 원인이 있겠지만, 국내 고급차 시장 수요자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에는 실내 디자인이나 소재의 선택, 조립완성도와 같은 디테일한 부분들에서의 아쉬움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이고, 과거 ‘미국차=기름 많이 먹는 차’라는 이미지도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낯선 존재, 캐딜락 ATS

캐딜락은 전통적으로 드빌, 엘도라도와 같은 고급 대형 세단이나 쿠페 위주의 라인업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ATS와 같은 준중형급 라인업은 포트폴리오 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0년대 중반 이후 유럽 시장에서의 브랜드 볼륨 확대를 위한 준중형급 엔트리 모델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당시 같은 GM 그룹 산하에 있던 사브의 9-3를 기반으로 BLS를 제작하게 되는데, ATS의 디자인에서도 BLS의 디자인 요소들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은 이 차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상기시켜주는 요소라 할 수 있다.

ATS 디자인을 살펴보면 최신 캐딜락 모델들처럼 1950년대에 유행했던 테일-핀 디자인을 형상화한 테일램프와 보닛 안쪽까지 세로로 깊게 파고 들어간 형태의 헤드램프가 시선을 집중시킨다. 반면에 측면 디자인은 복잡한 선 대신 면을 강조한 심플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심심해 보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선을 아래쪽으로 분산시켜 줄 수 있는 디자인 요소가 추가되면 좀 더 완성도 높은 디자인이 되었을 것 같다.

ATS의 경쟁자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C-클래스나 BMW 3시리즈, 아우디 A4, 재규어 XE 등을 꼽을 수 있고 제네시스 G70도 직접적인 경쟁 모델이라 할 수 있다. ATS는 경쟁모델 대비 다소 작은 차체 사이즈를 가지고 있음에도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으로 인해 경쟁모델 중 가장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올해로 데뷔 6년차를 맞는 ATS는 직선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최신 캐딜락 스타일에 비해 다소 존재감이 약한 느낌이 있는데, 곧 데뷔를 앞둔 후속 모델에서는 최신 캐딜락의 디자인 큐가 입혀질 것으로 예상되고, 동급 세그먼트에서의 존재감이 다시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캐딜락 ATS를 얕보다

이번 ATS 시승 이전, ATS-V를 시승한 적이 있었다. 당시의 ATS-V은 정말 폭력적인 존재였다.

캐딜락 ATS-V는 정말 과격한 파워트레인과 장시간 주행 시 피로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단단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이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ATS도 그와 비슷하게 조금 불편하고 ATS-V 대비 떨어지는 출력으로 인해 다소 답답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예상을 했는데, 직접 만나 본 ATS는 그런 예상을 보기 좋게 빗나가 버렸다.

무대를 가리지 않는 캐딜락 ATS

캐딜락 ATS는 달리는 무대를 가리지 않는다.

먼저 도심 주행에서 ATS-V 대비 훨씬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특히 노면의 정보를 적당히 걸러서 운전자에게 전달해 주는 세팅이 매우 인상적이다. 다만, 노면의 잔진동까지 충분히 걸러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거리 주행 시 다소 피로감이 올라오는 점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점은 ATS뿐만 아니라 GM 차량들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플랫폼 전반에 걸쳐 서스펜션 부싱이나 구조 설계에 좀 더 정성을 들여 다듬으면 좋을 것 같다.

무대를 옮겨 와인딩 로드와 트랙 주행의 환경에서 ATS는 또다른 모습이다.

GM 차량 특유의 셋업, 즉 어느 정도의 롤은 허용하지만 노면의 굴곡을 놓치지 않고 노면을 꽉 움켜쥐고 돌아 나가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다이내믹을 강조한 브랜드지만 의외로 컴포트한 성향으로 다듬어진 서스펜션이 오히려 로드홀딩 측면에서는 가점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의 롤은 있지만 차체의 하중이동이 자연스럽기 때문에 연속 코너에서도 차체가 허둥대거나 뒤뚱거리는 움직임은 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이미 충분한 ATS의 파워트레인

ATS-V를 먼저 시승해 보았기 때문에 ATS의 출력은 아쉬울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ATS는 무대를 가리지 않고 출력의 부족함을 드러내지 않았다. 물론 절대적인 출력의 제한이 있기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다. 실제 인제스피디움 주행에서 1번 코너 직전 191km까지 가속할 수 있었는데 겨울의 날씨나 차량의 출력, 성격 등을 고려한다면 무난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변속기는 토크컨버터 방식의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되어 있는데, 수동 모드에서의 변속 속도나 반응 속도는 다소 아쉽게 느껴졌다. 토크컨버터 방식이라 다운 시프트 시의 다소 소극적인 모습이 느껴졌다. 덕분에 코너 진입 전에 한 템포 일찍 패들을 당겨야 했다.

하지만 자동변속기의 변속 로직은 매우 스마트하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데, 주행모드를 스포츠에 두고 서킷 주행을 이어 나가면, 변속기는 시종일관 4,000rpm 이상을 유지하기 때문에 특별히 수동 모드에서 변속기를 조작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시승차에는 캐딜락 스포츠 모델이나 상위 모델에서 공통적으로 채택된 마그네슘 시프트 패들이 적용되어 있었음에도 마그네슘 시프트 패들에 손이 거의 가질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클러치 페달을 밟고 변속기를 직접 조작하면서 운전하는 방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북미 시장에서 판매되는 수동변속기 모델이 더욱 궁금해졌다.

동급 최고 수준의 퍼포먼스

ATS의 코너링은 동급 세단들과 비교하더라도 최상위권에 든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안정된 코너링을 자랑한다. 조향을 하였을 때 차의 앞부분이 적극적으로 클리핑 포인트(CP)를 파고드는 성향은 아니지만, 코너의 진입부터 탈출까지 일관되게 뉴트럴한 감각으로 코너를 빠져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다만, CP를 찍은 후 탈출 시 가속페달을 전개하면 후륜 구동 차량답게 뒷바퀴가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려는 의도는 드러내지만, 출력의 한계로 인해 그 의도가 실제 모션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오버스티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운전자라면 이 점이 아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립 주행 위주의 운전에서는 오히려 후륜의 거동이 안정적이라는 점에서 출력에 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스포츠 드라이빙을 이어갈 수 있는 요소라고도 평가할 수 있다.

제동력의 경우에도 다른 주행 특성과 마찬가지로 아쉬움은 없지만 그렇다고 넘치는 것도 아닌, 적당한 제동 성능을 보였고, 제동밸런스는 조향이 들어간 상태에서 제동을 걸더라도 차체의 움직임이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로 우수했다.

브레이크와 관련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한 세션, 20분간의 주행동안 쿨링을 거의 하지 않고 주행을 이어갔음에도 페이드나 베이퍼록 현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동계 주행의 특성상 열에 대한 피로도가 낮다는 점도 작용을 했겠지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스포츠 모델이 아닌 일반 모델에서 서킷 주행 내내 일정한 브레이크 성능을 계속 유지한다는 점은 매우 높게 평가할 수 있는 부분이다.

주행안정장치의 개입 시점이나 작동 방법은 좀 더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느껴진다. 다른 브랜드의 최신 차량들의 경우 주행안정장치의 개입 시점이 운전자가 카운터 스티어와 같은 적극적인 모션을 취하기 직전에 개입하고, 개입의 정도도 차체를 안정화 하는데 필요한 만큼만 개입하도록 정교하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는 경우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ATS는 한 템포 빠르게 개입을 할 뿐만 아니라 개입의 정도도 운전자가 개입 여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편이어서 향후에는 이 부분을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으면 좋을 것 같다.

드라이빙을 완성하는 MRC의 가치

이 차량에 MRC가 적용되어 있다는 사실은 시승 중반 이후에 알게 되었는데, MRC가 적용된 다른 차량들의 경우 노면 충격이 들어오고 나가는 시점에 다소 거칠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는 반면에 ATS는 그런 특성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주행 모드를 노멀에 둘 때와 스포츠에 둘 때 서스펜션의 움직임에서 극적인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는 점은 다른 MRC 대비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이러한 부분을 조금 더 강조한다면 MRC의 존재감이나 만족감이 더욱 높아질 것 같다.

무대를 가리지 않는 존재, 캐딜락 ATS

캐딜락은 트랙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하지만 ‘트랙을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브랜드처럼 느껴진다.

실제 캐딜락 ATS는 기본적으로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모델로, 와인딩이나 서킷에 특화된 모델이 아님에도 와인딩이나 서킷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ATS는 스포츠 주행을 사랑하는 어린 자녀를 둔 가장이 평상시에는 패밀리 세단 용도로 사용하다가도 가끔 스포츠 주행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면 곧바로 떠날 수 있다.

그렇게 곧바로 무대를 바꿔, 트랙과 와인딩 로드를 찾아가 즐길 수 있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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