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첫 형사재판 출석을 거부할 무렵 골프를 쳤다고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한겨레는 전 전 대통령이 첫 재판 출석을 거부한 지난해 여름쯤 강원도 한 골프장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또 두 번째 재판을 불출석하기 한달 전인 지난달 6일에도 부인 이순자씨와 같은 골프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에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ㆍ18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한 혐의(사자 명예훼손)로 지난해 5월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광주지법은 지난해 8월27일 첫 재판을 열었지만 전 전 대통령은 알츠하이머 증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고, 이달 7일 두 번째 재판에도 독감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전 전 대통령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던 당시 골프를 친 것이 알려지자 정치권은 비판 논평을 쏟아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골프를 즐겼다는 보도를 지켜본 국민들은 큰 충격을 넘어 전 전 대통령이 진정 인간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법원은 전 전 대통령을 반드시 법정에 출석시켜 그가 뿌린 죄악의 역사에 대해 반드시 단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전 세계 의학계가 놀랄 '세상에 이런 일'이다. 심지어 전 재산이 29만원뿐인데 골프를 치러 다니다니 국민들은 기막힐 따름"이라며 "더는 어떠한 핑계도 용납할 수 없다. 끝 모를 국민 기만과 사기극 막기 위해 법의 심판대에 조속히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은 자유한국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함께 높였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자유한국당은 멀쩡히 골프 치러 다니는 전두환을 계속 은근슬쩍 비호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한국당은 5ㆍ18 진상 규명이 아니라 방해 목적으로 추천한 진상규명위원 추천을 즉각 취소하고 추천권을 반납하라"고 밝혔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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