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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위로 원해…” 다시 코미디 영화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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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위로 원해…” 다시 코미디 영화 전성기

입력
2019.01.16 17:48
수정
2019.01.17 10:30
23면
0 0

‘내 안의 그놈’ 8일 만에 100만 돌파

‘극한직업’ ‘기묘한 가족’도 곧 개봉

코미디 영화 ‘내 안의 그놈’이 16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코미디 영화 ‘내 안의 그놈’이 16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웃어라, 온 세상이 너와 함께 웃을 것이다.’ 작정하고 웃겼더니 제대로 통했다. 한파를 뚫고 찾아온 코미디 훈풍에 요즘 극장가에선 왁자지껄한 폭소가 끊이지 않고 들린다. ‘웃음 대환장 파티’라는 자신만만한 홍보 문구까지 내건 영화 ‘내 안의 그놈’이 극장가를 한껏 달궈 놓았고, 시나리오 단계부터 소문났던 기대작 ‘극한직업’과 좀비 소재 코미디 ‘기묘한 가족’이 출격 대기 중이다. 정통 코미디는 아니지만 웃음 장치를 적재적소에서 활용한 ‘말모이’와 ‘그대 이름은 장미’도 힘을 보태고 있다. 한동안 비주류로 밀려났던 코미디 장르가 새롭게 부활하는 분위기다.

‘내 안의 그놈’이 일군 ‘반전 흥행’은 특히 놀랍다. 지난 9일 개봉한 이 영화는 야금야금 관객을 끌어 모으더니 16일 마침내 10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8일 만이다. ‘말모이’에 밀려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개봉 전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는 걸 고려하면 ‘이변’이라 할 만하다.

‘내 안의 그놈’은 중년 사업가 판수(박성웅)와 왕따 고교생 동현(진영)이 우연한 사고로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사건을 그린다. ‘영혼 체인지’라는 설정은 흔하고 진부하지만, 위트 있는 대사와 상황극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기대 없이 봤는데 제법 웃기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봉 2주 차에 평일 일일 관객이 전주 대비 1만명가량 늘었다. 배급사 메리크리스마스 김동현 본부장은 “예상보다 빠른 흥행 속도에 회사 관계자들도 놀랐다”고 전했다.

이 영화는 신생 회사인 메리크리스마스의 첫 배급 영화다. 2017년 말 촬영을 마칠 때까지도 배급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다가 메리크리스마스를 만나 기회를 잡았다. 김 본부장은 “완성본을 보니 코미디 장르 문법에 매우 충실한 영화였다”며 “특출나지는 않지만 연말 대작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장점이 있어 승산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시나리오 단계부터 소문이 자자했던 ‘극한직업’은 시사회 직후부터 거센 입소문을 타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시나리오 단계부터 소문이 자자했던 ‘극한직업’은 시사회 직후부터 거센 입소문을 타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객의 기대감은 개봉을 앞둔 신작 코미디로도 옮겨가고 있다. 23일 첫 선을 보이는 ‘극한직업’은 웃음 타율이 특히 높다. 실적 부진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경찰 마약반이 범죄조직의 아지트 앞 치킨집에서 위장 잠복근무를 하다 그 치킨집이 뜻밖에 맛집으로 화제가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스물’(2015)과 ‘바람바람바람’(2018)을 연출한 이병헌 감독의 비범한 재능이 또 한 번 빛난다. 시사회를 본 예비 관객 사이에도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제작사 어바웃필름 김성환 대표는 “한동안 묵직한 사회극과 액션물이 많이 나오면서 관객들이 새로운 장르에 갈증을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14일 개봉하는 ‘기묘한 가족’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나타난 좀비와 동거를 하게 된 가족의 이야기다.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되기는커녕 도리어 혈기왕성해진다는 설정이 기상천외하다. 홍보사 플래닛 김종애 대표는 “편안하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라며 “예고편 공개 이후 10~20대 반응이 폭발적이었다”고 전했다.

좀비와의 동거를 그린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좀비와의 동거를 그린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영화 관계자들은 2016년 개봉한 ‘럭키’가 최근 코미디 부활 움직임에 기폭제가 됐다고 분석한다. 유해진이 기억을 잃고 배우 지망생으로 살게 된 킬러로 활약한 이 영화는 무려 697만 관객을 동원했다. 김동현 본부장은 “코미디는 연출, 연기, 편집 등에 따라 느낌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나리오만 보고는 흥행성을 예측하기 어려워 한동안 충무로에서 제작을 기피했다”며 “‘럭키’의 흥행이 제작자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코미디 영화는 크게 도드라지진 않아도 알찬 성과를 거뒀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 341만명을 불러 모았고, ‘바람 바람 바람’은 119만명, ‘완벽한 타인’은 529만명을 기록했다.

코미디 장르의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대희 CGV 홍보팀 부장은 “최근 코미디 영화의 인기는 고달픈 현실에 위로를 얻으려는 관객들이 많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며 “올해 상반기 극장가에선 코미디 장르가 주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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