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입당하던 날, 의원 7~8명 여의도서 지원 방안 등 모색
추경호, 黃총리 시절 측근서 보좌… 박완수ㆍ민경욱도 인연
나경원 대대적 계파 단속 나서… 黃 “할 수 있는 역할 찾아 진력”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자유한국당 입당을 기점으로 당내 ‘친황(교안) 그룹’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초ㆍ재선 의원 일부가 호텔 회동을 갖고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한 황 전 총리 지원 방안을 모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황 전 총리는 16일 페이스북에 “국민이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나라가 위태로운 지경으로 이를 바로잡기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진력하겠다”고 밝혔다. 당내 계파 부활 조짐을 우려한 나경원 원내대표는 현역 의원은 당 대표 경선 캠프에 참여할 수 없다는 당헌당규를 강조하며 단속에 나섰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황 전 총리 입당식이 있었던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추경호, 박완수, 민경욱, 박대출, 김기선 의원을 비롯한 당내 의원 7~8명이 모임을 가졌다. 대외적으로는 당내 초ㆍ재선 모임인 ‘통합ㆍ전진’ 소속 의원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사실상 원외 인사인 황 전 총리의 당내 안착 등 지원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 참여했던 추 의원과 민 의원은 회동이 끝난 후 국회에서 진행된 입당식에도 참석했다.
이날 회동이 주목을 받으면서 참석한 의원들과 황 전 총리의 인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 전 총리 입당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추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2014년 7월부터 2016년 1월까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다. 국무조정실장은 중앙행정기관의 지휘 감독, 정책조정 등과 관련해 총리를 보좌하는 만큼 측근으로 분류된다.
박 의원은 황 전 총리가 2009년 창원지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창원시장을 지낸 것이, 민 의원은 2014~2015년 청와대 대변인을 지내면서 국정에 관여한 것이 인연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에 참여한 의원을 두고 일각에서 ‘친황계’라고 규정하자 나 원내대표는 대대적 단속에 나섰다.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에 이르기까지 10년 넘게 당 혁신을 가로막은 고질병이었던 계파가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에서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경기 과천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연찬회 모두발언에서 “친박, 비박을 넘어섰더니 친황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하면 그 캠프에 못 들어가는 걸 잘 아시지 않냐”고 강조했다. 한국당 당규 제34조에 따르면 후보자가 아닌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새로운 미래로 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계파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며 “통합으로 가는 데 있어 (의원들이) 당헌당규를 따르지 않으시면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논란을 의식한 듯, 회동에 참가한 한 의원은 “황 전 총리 입당과 전당대회를 소재로 이런 저런 의견을 교환했을 뿐 친황 모임 성격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당대회(2월 27일)를 앞두고 주요 지지기반으로 알려진 친박계에서 상당수 인사가 가세하면 친황 모임이 급속히 세를 늘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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