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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쏙쏙! 세계경제] “빅맥” 상표권 전쟁에서 ‘맥도널드’ 이긴 ‘슈퍼맥’

입력
2019.01.16 16:49
수정
2019.01.16 19: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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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맥도널드가 아일랜드의 소규모 프랜차이즈 ‘슈퍼맥(Supermac’s)’과의 유럽연합(EU) 내 ‘빅맥’ 상표권 전쟁에서 패배했다.

가디언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유럽지식재산청(EUIPO)은 맥도널드가 EU법에 따라 ‘빅맥(BIG MAC)’ 상표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유럽에서의 상표권 취소 판정을 내렸다. 2017년 초 맥도널드가 빅맥 상표권을 가지고 ‘갑질’(bullying)을 하고 있다며 특허소송을 제기한 슈퍼맥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그동안 맥도널드는 자사 상표인 ‘빅맥’과 ‘슈퍼맥’의 이름이 비슷해 소비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고, 이로 인해 슈퍼맥은 EU 시장 진출에 발목이 잡혔었다. 이번 판결을 통해 슈퍼맥은 영국과 유럽 대륙으로 사업을 확장할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맥도널드와 슈퍼맥은 모두 버거와 감자튀김 같은 패스트푸드 메뉴를 판매하는 동종업계 회사다.

EUIPO는 맥도널드가 ‘빅맥’ 상표권의 ‘진정 사용’(genuine use)을 입증하지 못했다는 판단을 내렸다. 맥도널드는 자사의 유럽 상표권을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광범위하게 사용해 왔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맥도널드는 항소 의지를 밝힌 상태다.

하지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소송으로 인해 맥도널드가 유럽 지역에서 사용권을 잃는 상표는 빅맥의 모든 글자를 대문자로 표시한 ‘BIG MAC’ 뿐이다. 유럽 당국 웹사이트는 맥도널드가 지난해 4월부터 ‘Big Mac’이라는 EU 상표권을 가지고 있으며, 2017년 6월부터도 ‘Grand Big Mac’이라는 상표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즉 맥도널드가 다른 유사 상표권들을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빅맥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EUIPO의 판결 이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슈퍼맥은 “막강한 힘과 상표권을 가지고 갑질을 해 온 국제 기업을 상대로 이긴 것이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한 것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슈퍼맥의 창립자 팻 맥도나(65)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소규모 회사들을 위한 승리”라며 “거대 기업들이 사용할 생각도 없으면서 상표권을 쟁여두지 못하도록 하는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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