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에 친나치 논란까지… 안익태의 ‘애국가’를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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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에 친나치 논란까지… 안익태의 ‘애국가’를 어찌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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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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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한국문화원이 2012년 부다페스트 시민공원에 설치하기 위해 만든 안익태 흉상. 연합뉴스

애국가 작곡가 안익태(1906~65)가 친일 행적을 보였을 뿐 아니라 독일 나치와도 긴밀한 관계를 맺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친일, 친나치 성향을 보인 사람이 만든 애국가를 그대로 두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는 물음도 이어지고 있다.

‘안익태 케이스-국가 상징에 대한 한 연구’(삼인)를 최근 출간한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안익태와 나치와의 관련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선 안익태가 독일 베를린에 머물던 시절(1941~44)에 주목했다. 그에 따르면 안익태는 일본 첩보망의 독일 총책인 에하라 고이치의 집에서 살았고, 독일과 일본의 교류단체였던 나치 조직 ‘독-일 협회’의 후원을 받았다. 그는 “전시 상황에서 첩보 책임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안익태를 2년 반 가까이 데리고 있었겠느냐”면서 “(독-일 협회) 이 단체는 안익태의 행사를 섭외하고 수고비를 지급하는 일을 2년 넘게 해왔다”고 밝혔다.

1943년 7월 안익태가 독일에서 제국음악원 회원증을 발부 받은 과정도 그의 친나치 성향을 뒷받침한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게슈타포(독일 나치정권의 비밀국가경찰)가 신원 검증을 했는데 ‘정치적으로 아무 하자 없음’ 도장이 찍혀 있다”면서 “게슈타포 측에서 충분히 이용 가치가 있고 사상적으로 문제가 없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안익태는 1944년 히틀러의 생일 기념으로 파리에서 열린 ‘베토벤 페스티벌’을 비롯해 동맹국인 이탈리아, 점령국인 프랑스 등에서 나치나 그 동조 세력이 주최한 공연을 30차례 지휘했다.

안익태가 작곡한 애국가가 관행상 ‘국가(國歌)로 불리고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법적으로 지정된 국가는 없다. 1960년대부터 새로운 애국가를 제정하자는 요구가 있어왔고, 최근 작곡가의 사상과 행적에 큰 결함이 제기된 만큼 우리나라를 상징할 새 국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안익태의 애국가에 대해 △지난 10년처럼 모른 척하기 △비용이 많이 드니 그냥 넘어가기 △정의라는 차원에서 공론화를 통해 새로운 애국가 만들기 등 3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면서 “그러나 더 이상은 모른 척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애국가를 그냥 둘 것인가에 대한 공론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안익태의 친일 행적은 일본이 세운 괴뢰정부 만주국의 건국 10주년 기념 연주회를 지휘한 영상이 10여 년 전 국내에 소개되면서 알려졌다. 이후 그의 친일에 대한 연구들이 속속 나왔고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됐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사전에서 안익태에 대해 ‘일제강점기 당시 유럽에서 주 활동을 한 음악가로 1941년 베를린 만주국 대사관 일본인 공무원 집에 머물며 ‘만주국 축전곡’ 등 다수의 일제 군국주의 찬양곡 작곡 및 지휘 활동’이라고 적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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