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연수가 오늘(16일) 개봉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로 돌아왔다. 지난 2013년 영화 '연애의 온도'로 데뷔해 상큼발랄한 미모를 과시했던 그는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게 됐다.
"데뷔를 영화로 하긴 했는데 그땐 조단역이어서 이번엔 역할이 크다 보니까 뭔가 심적으로 부담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했어요. 시사회 때 관객들이 많이 울고 저도 울었거든요. 평도 좋아서 기분이 좋아요."
하연수에게 이 작품이 특별했던 이유는 뭘까.
"요즘 극장에 나오는 영화가 쟁쟁한 게 많잖아요. 예산이 엄청나고 버라이어티한 게 많죠. '그대 이름은 장미'는 자극적인 건 없지만 가족끼리 다같이 부끄러움 없이 보러 갈 수 있는 영화에요. 저같이 무뚝뚝한 딸도 엄마랑 울면서 손 잡고 나올 거 같은 영화 같아요.(웃음)"
평소 눈물이 많은 편인 하연수는 영화관에서 운 적은 별로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유호정의 연기를 보며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유호정 선배님이 채수빈 씨와 모녀 연기를 했는데, 선배님이 연기하는 걸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제가 애교도 없고, 엄마랑 끈끈하게 지내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반성도 많이 했고요. 이젠 서른 살이 됐으니 제가 엄마를 지켜드려야 할 거 같아요. 그동안 엄마가 절 지켜줬으니까요."
극 중 장미(유호정)의 청년 시절을 연기한 하연수. 가수의 꿈을 꾸던 장미는 헤어진 남자친구의 아이를 가지면서 꿈을 포기하고 딸을 낳게 된다. 실제 하연수라면 어땠을까.
"만약 헤어지지 않은 상태면 나았을 건데, 남자친구와 헤어졌다면 꼭 알렸을 거에요. 나만의 아이가 아니기 때문에 상의를 했을 듯해요. 저는 워낙 집안이 어려웠고 힘들게 자라서 그런지 아이도 정서적으로 편안한 환경을 갖길 바래요. 무책임한 부모가 되고 싶지 않거든요. 좋은 길로 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영화에서 춤과 노래를 선보이는 하연수는 사실은 '몸치'다. 피나는 노력 끝에 완성한 장면들이라고 고백했다.
"원래 웨이브도 전혀 못해요. 새우처럼 움직이는 타입이죠. 몸이 굳어서 운동도 싫어하고 춤을 아예 못 췄는데 웨이브를 꼭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5천번의 꿈틀거림 끝에 겨우 이뤄냈어요. 하하. 영화를 보니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못하진 않았구나 싶기도 하고. 노력을 열심히 했습니다."
"노래는 드라마 데뷔작에서도 해서 그런지 조금은 편안한 심리로 임했어요. 솔직히 걱정이 많았던 부분은 장미와 철이가 하는 노래가 있었는데 그게 또 부담이 되더라고요. 모르는 노래고 옛날 분위기도 나야 하는데 잘 나올 수 있을까 걱정했죠. 그런데 음악 감독님이 친절하게 너무 잘하는 편이라고, 아이돌 서브보컬 정도는 된다고 구체적으로 북돋아주셨어요.(웃음)"
하연수는 요즘 관객들을 만날 생각에 행복하다. 데뷔작 이후 스크린으로 선보인 적이 없어 영화에 대한 갈망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갈증이 너무 많아서 쓰러질 뻔 했어요.(웃음) 영화를 찍고 바로 개봉하는 건 아니니까 그 사이에 불안감도 있었죠. '혹시 나 때문에 개봉 못하는 건가' 생각도 들고. 그땐 다른 일을 하고 있긴 했지만 기다리고 있는 입장이니까 걱정도 되더라고요. 하지만 영화를 제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 저도 울었고, 너무 다행이고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화는 드라마보다 템포가 느리고 호흡도 오래 가져갈 수 있잖아요. 서로 친해지고 상의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까 그런 걸 충족시켰던 촬영이었고, 감독님은 화를 안 내는 성격이세요. 전 무슨 일이 있는 거 아니면 먼저 연락하는 타입이 아닌데, 감독님은 '연수야 감기 걸린거 괜찮니?' 물어봐주고 챙겨주니까 감사하더라고요. 이 촬영장에서 진짜 많이 배웠어요. 연기적으로든 인간적인 거든 너무 많이 배운 현장이었습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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