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연수가 오늘(16일) 개봉한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로 돌아왔다. 지난 2013년 영화 '연애의 온도'로 데뷔해 상큼 발랄한 미모를 과시했던 그는 '러블리' '만찢녀'란 수식어에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신기하게 생겼대요. 제가 봐도 그래요."
촬영을 하면서 "연수가 진짜 신기하게 생겼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 스스로 봐도 자신의 얼굴이 신기하게 생겼더라며 "뭔가 인간이 아닌 거 같은 느낌? 외계 종족처럼 보이기도 하고"라면서 크게 웃었다.
큰 눈에 작은 얼굴, 깊은 보조개를 가진 하연수는 어릴 때부터 미인이라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늘 자신이 특이한 외모라 생각했다는 고백이다.
데뷔한 지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하연수는 "데뷔를 영화로 하긴 했는데 그땐 조단역이어서 이번엔 역할이 크다 보니까 뭔가 심적으로 부담도 많이 되고 걱정도 많이 했다"며 "시사회 때 관객들이 많이 울고 나도 울었다. 평도 좋아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에게 특별히 이 작품이 와닿았던 건 규모가 크고 자극적인 영화들이 많은 요즘 영화 시장에서 감정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영화이자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이었다.
부산에 계신 어머니 생각이 나서 많이 슬프고 미안했다는 하연수는 "영화가 엄마를 주제로 하니까 연기하면서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거다. 먹먹하거나 공허할 때도 많았다. 엄마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유럽 여행을 꼭 갈 것"이라며 웃었다.
'그대 이름은 장미'에서 하연수는 장미(유호정)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다. 출연 결정을 할 때도 유호정의 캐스팅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선배님이 워낙 미인이고 그 시대 책받침 여신 아닌가. 내가 청년 시절을 연기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하연수는 유호정을 '따뜻한 선배'라 칭했다.
"같이 인터뷰나 무대인사를 다니고 할 때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시고 따뜻하세요. 가식이 아니고 원래 따뜻한 분이라는 게 너무 느껴졌어요.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요."
당초 하연수는 채수빈이 연기한 장미의 딸 역할이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처음부터 그런 생각을 했지만 이미 채수빈이 내정돼있었고 장미 역으로 오디션을 본 것이기 때문에 할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사실 제가 70년대 사람도 아니고 옛 노래를 안다고 그 시대를 아는 것도 아니니까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그리고 유호정 선배랑 모녀 연기를 현대극에서 절절하게 해보고 싶은 저의 욕심이랄까요? 하지만 저의 임무는 장미였으니까 열심히 했습니다.(웃음)"
그러나 그는 장미를 연기하면서 점점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제가 연기한 장미는 꿈을 꾸는 청춘이에요. 공장에서 미싱 돌리면서 노래를 하고, 가수에 대한 꿈을 갖고 있는 아이죠. 본능에 충실하고 청춘의 반짝이는 느낌이 있어요. 하지만 헤어진 남친의 아이를 가지면서 가수의 꿈을 포기하고 아이를 선택하는 캐릭터여서 슬프기도 했는데 '이 친구라서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거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생활력이 강하고 굳건한 캐릭터라 모성으로 이어진 거 같아요."
복고 의상이 안 어울릴까봐 걱정했다는 하연수는 막상 입어보니 나팔바지가 잘 어울리더라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감독님이 청년 시절 에피소드를 순정만화처럼 풀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거 같아요. 내가 하면 그런 느낌이 살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연출을 잘 해주신 듯해요. 의상도 70년대 사람이 아니다 보니까 두꺼운 머리띠나 그런 게 안 어울릴까봐 걱정했는데 나팔바지가 잘 어울려서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그 시대에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잘 녹아들지 않았나 생각해요."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