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스웨덴 방문… 북미 고위급회담 위한 실무 접촉 가능성
북한의 대미 협상 실무자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차관)이 국제회의가 열리는 스웨덴 방문을 위해 15일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北京)을 찾았다. 북미 간 대화 재개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시점이어서 그의 스웨덴 방문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준비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금주 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최 부상은 이날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께 평양발 고려항공 JS1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취재진이 행선지를 묻자 “스웨덴 국제회의에서 이야기하죠”라고 답한 뒤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최 부상은 북한의 대미 관계와 핵 협상 실무를 담당하는 인물이고 스웨덴은 북미 간 1.5트랙(반민 반관) 접촉이 빈번한 곳이다. 이에 따라 최 부상이 스웨덴 방문 기간 미국 측과 고위급회담 및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부상은 오는 16일 제3국 경유 항공편이나 17일 직항편으로 스웨덴으로 갈 예정이다. 베이징 체류 중 중국 측과 실무접촉을 가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지난주 북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무 차원에서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최근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를 두 차례 만나 북미관계 등을 논의한 바 있다. 스웨덴에서 북미 간 실무접촉이 이뤄진다면 북한은 우군인 중국ㆍ러시아와 조율된 입장을 내놓을 공산이 크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대미 협상 총책임자인 김 부위원장이 고위급 회담을 위해 곧 미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서가 지난 주말 사이 인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전달됐으며, 그 후속 조치로 김 부위원장이 17, 18일께 미국을 방문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 고위급 회담이 방미 기간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동이 성사된다면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포함한 정상회담 의제 조율에 속도가 붙겠지만 워싱턴 현지에선 신중한 분위기도 읽힌다. 실제 미국 국무부는 “발표할 북한과의 회담이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북한이 미국의 회담 제안에 아직까지 분명한 답을 주지 않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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