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1회전서 대역전승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5위ㆍ한국체대)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1회전에서 3시간 37분의 혈투 끝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정현은 15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 멜버른파크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브래들리 클란(78위ㆍ미국)을 상대로 접전 끝에 3-2(6-7<5-7> 6-7<5-7> 6-3 6-2 6-4)로 승리했다. 정현은 세트 스코어 0-2까지 몰린 상황에서 뒷심을 발휘해 연달아 3세트를 따내며 2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1, 2세트를 아쉽게 내줬다. 경기 초반부터 클란의 강력한 서브에 고전했던 정현은 안정적인 스트로크로 상대의 약점인 백핸드를 노리며 팽팽히 맞섰다. 1세트 양 선수 모두 서브게임을 지켜내며 돌입한 타이브레이크에서 정현은 결정적인 순간 범실을 연속해서 범했다. 게임 스코어 6-7로 1세트를 내준 정현은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연이은 리턴 실패와 경기 첫 더블 폴트를 범하며 세트 스코어 2-0으로 끌려갔다. 정현은 2세트 중간 자신의 포핸드 슬라이스가 네트에 걸리자 고함을 지르기도 했다.
승부의 분기점은 3세트였다. 패색이 짙었던 정현은 클란의 첫 서브게임에서 환상적인 드롭발리로 첫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게임 스코어 3-1로 승기를 잡은 정현은 코트 구석을 찌르는 스트로크를 앞세워 6-3으로 3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선 집중력을 잃은 클란이 더블 폴트를 연속해서 범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정현은 연이은 백핸드로 상대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세트 스코어를 2-2까지 끌고 갔다.
집중력을 되찾은 정현은 마지막 5세트에서 강력한 포핸드와 서브로 상대의 범실을 유도하며 대역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한국 테니스 사상 메이저 첫 4강 신화를 썼던 정현은 2회전에서 샘 쿼리(48위ㆍ미국)를 3-1로 꺾은 피에르위그 에르베르(53위·프랑스)와 맞붙는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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