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페이버릿이 고혹적으로 돌아왔다. 스펙트럼 확장을 위한 페이버릿의 숨은 노력과 고민이 무대 보는 재미를 더할 전망이다.
페이버릿은 15일 오후 세 번째 미니앨범 '로카(LOCA)'를 발표하며 지난해 5월 '어느 별에서 왔니?' 활동 이후 8개월 만에 컴백했다. 2017년 7월 '파티타임(Party Time)'으로 데뷔해 벌써 3년차를 맞은 페이버릿은 이번 '로카'를 통해 성숙하게 변신했다.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탄생하기까지 페이버릿의 고민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앨범명이자 타이틀곡 제목 '로카'는 스페인어로 '이성을 잃고 미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페이버릿은 이별의 아픔을 주제로 '로카'에 어울리는 스토리텔링을 했다. 강렬한 모습을 준비한 만큼 전반적으로 다크해진 분위기도 눈길을 끈다. 정희의 보랏빛 염색, 수경의 처피뱅, 아라의 언발란스 단발, 가을의 금발 등이 대표적인 변화다.
"어렵다면 어려운 뭄바톤 장르에 맞춰 창법을 바꾸는 데 공을 들였어요. '파티타임'과 '어느 별에서 왔니?'의 상큼한 미소 대신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무대 연기도 열심히 연구했습니다. 이별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아픔을 헤쳐나가고자 하는 의지를 담아낸 만큼 무대 위의 도도, 시크, 몽환적인 표정 연기도 기대해주세요." (아라, 정희)
데뷔곡으로 큐티크(큐티+시크), 2집에서 큐티 콘셉트를 내세웠던 페이버릿은 고혹적인 모습으로 돌아온다. 서연은 뮤직비디오에서 아프로디테 신으로 분하는 등 특별한 판타지 역시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페이버릿이 자신할 만큼 강렬한 댄스 브레이크, 정희가 표현한 '로카'의 직접적인 뜻 해석 등의 킬링 파트가 흥행을 예고한다.
"그동안 시크와 큐티 콘셉트 사이에서 혼란을 느꼈고, 큐티는 생각보다 저희에게 딱 맞는 옷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준비할 때는 회사의 의견 뿐만 아니라 저희 멤버들이 잘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논의를 많이 했습니다. 티저 사진을 보신 팬 분들께서 '주식 각'이라고 재밌는 반응을 해주신 것도 좋았어요." (새봄, 서연)
이런 콘셉트 논의 뿐만 아니라 가을의 수록곡 '팬시' 작사, 앨범 재킷과 스타일링에의 아이디어, 자체적인 안무 변화 등 멤버들의 참여도가 어느 때보다 높은 앨범이다. 그래서 페이버릿은 콘셉트 변화를 앞두고도 남다른 자신감과 기대감을 내비쳤다. 팬들은 페이버릿을 위해 '메이크 스타'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응원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로카'는 페이버릿이 더 예뻐보일 수 있는 콘셉트라고 생각해요. 아무 것도 없는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 좋은 성과로 보답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너무 큰 변화라 두렵기도 했지만, 티저 반응이 좋아 다행이에요. 팬 분들은 저희의 콘셉트가 아닌 페이버릿 그 자체를 좋아해주신다는 걸 느꼈습니다." (가을, 수경)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하는 페이버릿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 왕성한 활동과 차트인이다. 1집과 2집 때보다 더 안정적인 라이브와 무대 매너를 갖춘 만큼 페이버릿의 성장이 성숙한 콘셉트에 잘 담겼다는 후문. 연말연시를 '로카' 준비에 매진했기에 무대 욕심 역시 남다르다. 페이버릿은 데뷔 후 첫 겨울 컴백의 장점만 살린 활동들을 기대했다.
"음원 차트에 저희 노래가 걸려있는 걸 보면 성장했다는 느낌이 확 올 것 같아요. 안정적으로 음악 방송에 출연했으면 좋겠고, 예능에도 나가보고 싶고, 해외에서도 공연을 해보고 싶어요. '로카'만의 관전 포인트는 다크함 속에 숨겨진 밝음 아닐까요? 멤버들과 합을 맞춰 전체적인 모양에 신경 쓴 퍼포먼스도 주목해주세요." (새봄, 가을)
황금 돼지의 해인 만큼 팀내 돼지띠인 서연은 새해가 밝자마자 "페이버릿이 잘 되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을 빌고 또 빌었다. '로카'의 콘셉트 변화를 스펙트럼 확장으로 해석할 수 있기에 아라는 페이버릿의 색깔을 "한 가지 장르나 콘셉트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소화할 수 있는, 카멜레온 같은 매력이 있는 팀"이라고 이야기했다.
"올해의 목표이자 바람은 1년 2컴백입니다. 지난해에 심사숙고하느라 컴백이 늦어지기도 했거든요. 페이버릿 덕분에 눈과 귀가 즐거운 한 해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여우처럼 귀엽고, 섹시하고, 강렬한 매력을 모두 갖추고 싶어요. 저희의 정체성을 열심히 만들어가고 있으니까 많이 기대해주세요. 기대에 기대로 보답하겠습니다." (아라, 정희)
이호연 기자 ho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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