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이순신함(구축함)과 대청함(군수지원함)으로 구성된 한국 해군의 순양훈련전단이 14일 중국 상하이(上海)에 입항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이후 우리 해군함정의 첫 중국 입항이다. 해군사관생도와 장병들은 17일까지 상하이에 머물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각종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만국기를 내건 4,400톤급 충무공이순신함과 4,200톤급 대청함은 이날 오전 해사 73기 사관생도 149명과 장병 400여명을 태우고 순양훈련의 마지막 기항지인 상하이 우쑹(吳淞) 군항부두에 정박했다. 올해로 65회를 맞는 해군 순양훈련은 임관을 앞둔 해사 생도들의 실무적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원양 항해 훈련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9월7일 한국에서 출발해 4개월간 약 6만㎞를 항해한 뒤 100년 전 임정이 수립된 상하이를 마지막 기항지로 택했다.
우쑹 군항부두에는 상하이총영사관 관계자들과 교민들이 쌀쌀한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일찍부터 나와 환영행사를 준비했다. 사드 갈등 이후 우리 해군의 첫 중국 방문이라는 상징성을 감안한 듯 한중 해군 주요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고,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장병들은 한글과 중국어로 환영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펼쳐 보였다.
해사 생도들과 장병들은 상하이 정박 기간에 임정 청사와 옛 훙커우(虹口)공원 윤봉길 의사 기념관 등을 방문해 호국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또 재중 독립군 후손들과 우리 교민들을 초청해 함상 리셉션을 개최하고, 상하이문화원에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음악회’를 열 예정이다. 이와 함께 대청함에서는 출항 전 독립기념관에서 대여한 임정 관련 자료를 전시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관’도 운영한다.
이수열 전단장(준장)은 “100년 전 임정이 출범한 상하이 방문은 해사 생도들이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선조들의 애국정신을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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