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이 수리할지 여부 주목
야당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지난 7일 두 번째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14일 “탁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했지만 수리되지는 않았다”며 “탁 행정관은 11일부터 휴가 중”이라고 밝혔다. 2016년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과 함께 문 대통령의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을 따라갔던 탁 행정관은 명실상부한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탁 행정관은 지난해 6월 2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 ‘잊혀질 영광’과 ‘사라질 자유’”라고 적으며 사의 표명을 암시했다. 이어 다음날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제 정말로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당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첫눈이 오면 놓아 주겠다”며 가을 남북 정상회담 등 중요한 행사들을 마무리해 달라고 사의를 반려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탁 행정관의 두 차례 사표 제출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문 대통령의 취임 후 행사를 도맡은 탁 행정관의 능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공직 임무를 수행하는 청와대 구성원이 거듭 사의를 표명하는 게 적절하냐”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탁 행정관의 사표 제출이 지난해 11월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이 음주운전 적발로 직권면직된 이후 두 달 가까이 공석인 의전비서관 자리와 연관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의전비서관 승진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 탁 행정관이 사표를 제출한 시점은 노영민 비서실장 임명(8일) 전날이다. 이에 따라 노 실장이 탁 행정관의 사표를 수리하거나, 의전비서관으로 승진시켜 청와대에 남길 가능성이 동시에 거론된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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