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제보자 주장…죽은 투견 살아있는 것처럼 방송도
동물보호단체 케어 박소연(48) 대표가 최근 4년간 구조한 동물 250여 마리를 안락사 시키고 이를 은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내용을 처음 폭로했던 케어 동물관리국장 A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14일 출연해 박 대표의 음성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A씨가 이날 방송에서 공개한 음성파일에서 박 대표는 개 농장에서 구조됐던 개들을 안락사하라고 지시했다. 또 박 대표는 “건강한 아이들 (안락사는) 무조건 불법”이라며 “그래서 ‘아프거나 폐사했다’, ‘자연사했다’ 이렇게 가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동물들을 안락사 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을 박 대표도 알고 있었다는 얘기다.
A씨는 박 대표가 구조한 투견 일부를 안락사 시킨 후에도 투견을 주제로 방송 촬영을 하려고 했던 사건도 폭로했다. A씨는 “투견 6마리가 정도가 안락사가 됐는데, 그 이후에도 계속 투견에 대한 방송을 촬영했다”며 “예전 투견에 대해서 (방송 촬영팀이) 물어보니 해외 입양을 갔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박 대표가 투견들이 안락사 당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다른 개들을 구입해 대체하려 했다”고도 폭로했다.
인터뷰에서는 박 대표의 안락사 지시 내용이 폭로된 후 후원이 끊겨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개들을 도와달라는 호소도 이어졌다. A씨는 “지금 많은 후원자분들이 실망을 하시고 후원이 끊기고 있다”며 “다시 또 사지에 놓이지 않게끔 제발 그 동물들에 대한 부분은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대표가 ‘보호소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와 고양이 상당수를 몰래 안락사 시켰다는 폭로가 11일 나왔다. 파문이 확산되자 박 대표를 구속하고 철저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케어 후원을 중단하겠다는 게시물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대표는 케어 이사회가 열린 1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동물을 안락사 시켰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제기된 의혹이 사실과 다르고 왜곡됐다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곧 기자회견을 열어 폭로 내용을 해명하는 등 자신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힐 예정이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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