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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ICBM 생산 중단-개성공단 재개 ‘스몰 딜’ 카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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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ICBM 생산 중단-개성공단 재개 ‘스몰 딜’ 카드 부상

입력
2019.01.13 20:00
수정
2019.01.13 20:1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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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 교착 속 ‘빅딜’ 성사 어려워… 대화 동력 복원 위해 타협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

구체적 시기ㆍ장소가 언급될 정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지만 당장 ‘통 큰’ 거래가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외교가의 중론이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들러붙은 채로 협상을 팽개쳐둘 수는 없다. 이미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테이블에 앉아버린 양측의 곤경이다.

때문에 동력 복원에 필요한 ‘스몰 딜’(small deal)이라도 어떻게든 만들어질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핵 운반 수단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생산 중단(북)과 개성공단 등 대표적 남북 경제협력 사업 재개 허용(미)이 이번에 맞바꿀 법한 주요 카드로 거론된다.

북미 협상 교착의 주된 이유는 지난해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 뒤 자기들이 이행해 온 초기 비핵화 및 관계 개선 조치에 비해 미측이 제공한 보상 조치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북한의 불만이다.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을 보면 핵ㆍ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 폐쇄 등 미래 핵 능력 포기 조치와 6ㆍ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을 미측에 대가 없는 선물로 주고 적절한 상응 조치가 돌아올 경우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라는 핵심 추가 조치를 단행, 본격 비핵화ㆍ보상 교환 과정으로 진입한다는 게 북한 구상이었다. 그러나 여태껏 미측의 가시적 보상은 한미 연합 군사연습 중지 정도다.

북한이 버티자 최근 미측 자세가 전향적으로 바뀐 건 사실이다. 북을 펄쩍 뛰게 만든 핵 신고 요구를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된 뒤로 미룰 수 있음을 시사하는가 하면, 자국민 대상 북한 여행 금지 방침을 다소 풀어 인도적 대북 지원이 위축되는 일을 막겠다는 약속도 지킬 참이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해 9월 말 이후 줄곧 바라는 상응 조치는 오로지 제재 해제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신년 기자회견 때 중재 방안으로 내놓은 절충안이 북한으로 하여금 종전에 약속한 미래 핵 포기 외에 ICBM 등 미사일 생산 중단과 일부 폐기 등을 추가 이행하게 함으로써 미 정부에 제재 완화 명분을 준다는 아이디어다. 문 대통령이 염두에 둔 상응 보상은 남북 정상이 신년 벽두 서로 호응한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인 듯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정부 고위 당국자가 제재 우회 방안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는 식 발언으로 회견 직후 군불을 지피기 시작했다.

상응 조치가 만족스러우면 북한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공약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에 착수할 수 있다.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8일 미 현지 세미나에서 영변 폐기 및 핵무기 추가 생산 중단과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재개를 주고받는 게 괜찮은 교환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변수는 중국이다. 미국과 맞먹을 국력을 보유할 때까지 현상을 유지하는 게 목표인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정세 급변을 방해할 유인이 충분하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연구교수는 13일 “평화체제 구축보다 비핵화를 주로 다룬 지난해 남북미 3자 협상 구도가 자신들에게 불리했다는 게 북한 판단인 것 같다”며 “연두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시사됐듯 중국이 평화협정 논의에 본격 참여하게 될 경우 협상 과정에서 경우의 수가 그만큼 증가할 수밖에 없어 협상 장기화 공산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번 역시 구체적인 합의가 어려우리라는 회의론도 여전하다. 외교 소식통은 “제재가 유지되는 한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게 미 관료들의 일반적 인식”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북한의 추가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선제적으로 제재 완화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한미는 17, 18일쯤 한반도 문제 워킹그룹 화상회의를 열고 북미 대화 재개 전 대북 현안 관련 입장과 협상 전략을 조율하고 남북 협력 사업 등 기존 논의 사항들의 진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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