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 선수의 용기와 결단에 경의”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이 최근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에 대해 “심 선수의 용기와 결단에 대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심 선수를 포함한 미투(#MeToo) 피해자들이 건강하게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진선미 장관은 11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범정부 성희롱ㆍ성폭력 및 디지털성범죄 근절 추진협의회 회의 모두발언에서 “폐쇄적인 체육계 특성을 고려한 세밀한 대책을 세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심 선수의 폭로를 계기로 문제가 불거진 체육계 성희롱·성폭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제대로 된 신고체계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신고 이후 독립적ㆍ전문적 조사를 진행해 이에 따른 책임감 있는 조치를 내리고 이 같은 전 과정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진행해야 한다”고 관계부처에도 당부했다. 또 “피해사실을 이야기한 선수들이 불이익이나 2차 피해 없이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도록 무료법률지원, 상담, 의료, 심리지원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 외에 체육계 성인권 의식을 높이기 위한 폭력예방 교육방안도 문체부, 교육부와 함께 마련할 방침이다.
진 장관은 관계부처별 관련 대책 마련도 주문했다. 문체부에는 “체육계의 성폭력 근절 노력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이유는 폭력을 수반한 선수들의 훈련방식을 묵인하는 관행, 선수 양성, 훈련체계 및 선발과정, 대회참가 등 기회의 분배 구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구조적 부분을 세밀하게 살펴 개선대책을 보완해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청에는 피해자 보호에 각별히 신경 쓰고 엄정한 처벌 관행이 정착되도록 수사할 것을 요청했다. 신고센터나 전수조사과정에서 피해사실이 발견되면 신속하게 여성가족부의 피해자 지원기관과 경찰에 연계될 수 있도록 부처간 협조체계도 다시 한번 점검토록 했다.
진 장관은 “스웨덴은 성폭력 문제의 핵심을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하고, 다수의 피해자들이 연대해익명으로 피해사실을 발표하고, 이를 공론화해 법ㆍ제도 개선을 이끌었다”며 “우리 체육계 전수조사나 신고센터 운영 등에 참고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도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보도 가이드라인을 참고해달라”며 “여성폭력에 대응하는 범정부 컨트롤타워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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