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하기 전 대법원 앞에서 입장을 발표하기로 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법원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양 전 대법원장이 검찰 소환에 앞서 대법원에서 입장을 밝히는 것에 대해 법원에 자신의 혐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사법부 내에 “(사법농단 관련) 조사를 받은 법관이 80여명 이상 법원 내부에 남아있고 그런 분들이 아니라도 ‘우리 법원은 그럴 일 없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그들에게 자신은 억울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양 전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에는 사법부 내 본인에게 우호적인 세력을 결집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법원 내부의 사법농단 관련 분위기에 대해 “내가 속한 자랑스러운 법원이 그런 일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순진하게 믿는 이부터 ‘그런 게 있었다 하더라도 드러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굉장히 많다”며 양 전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에 “본인에 대한 지지 세력이나 이런 쪽을 결집시키려는 메시지가 담겨 있을 것”이라고 봤다.
양 전 대법원장의 입장 발표가 사법부 내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박 의원의 분석이다. 박 의원은 사법부에 대해 “실제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지시라든지 의중에 따라 움직였던 사람들이 (법원 내에) 아직도 많이 남아있고, 양 전 대법원장이 유죄라면 자신도 유죄가 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분들이 양 전 대법원장 재판 과정이나 혹시 있을지 모르는 영장 청구 과정에서 우호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계속 들린다”고도 밝혔다.
지난해 6월 1일 경기 성남시 자택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혹을 전면 부인했던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검찰에 출석하기에 앞서 오전 9시 대법원 앞에서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심경을 밝힐 계획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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