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이 구축하고 있는 대북 군사 전략인 ‘3축 체계’라는 용어를 쓰지 않기로 했다. 남북 간 대화 추동력 유지를 위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10일 국방부에 따르면, 그간 군이 사용해온 3축 체계와 3축 체계의 하위 개념 용어들을 모두 수정하기로 했다.
3축(3K)체계는 킬체인(Kill Chain)과 대량응징보복(KMPR),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 대(對)북핵 대응체제를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지난해 9ㆍ19군사합의서가 도출되는 등 남북 간 군사적 신뢰 구축이 추진되는 흐름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작전 용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내부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3축 체계를 ‘핵ㆍWMD 대응체계’로 변경하기로 했다. 3축체계를 구성하는 킬체인과 KMPR, KAMD는 각각 ‘전략표적 타격’과 ‘압도적 대응’, ‘한국형미사일방어’로 바꾸기로 했다. 변경된 용어는 5년 주기의 국방전력 획득 및 운영 청사진 최신판인 ‘2019~2023년 국방중기계획’ 문서에 처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북한을 과도하게 의식한 조치라는 비판도 나온다. 북한 비핵화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 군 당국이 먼저 북핵 대응 작전 용어를 수정할 필요까지 있느냐는 지적에서다. 국방부 당국자는 “최근 한반도 대화 국면을 고려한 조치”라며 “용어가 순화됐지만 3축 체계 구축이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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