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올스타 팬투표 최연소 1위 양홍석
부산 KT의 포워드 양홍석(22ㆍ195㎝)은 2018~19시즌 프로농구 개막 전까지만 해도 유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낯선 그 이름 세 글자가 3개월 만에 가장 사랑 받는 이름이 됐다.
양홍석은 지난 3일 끝난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2만9,892표를 받아 2만8,160표를 획득한 라건아(30ㆍ현대모비스)를 제치고 역대 최연소(만 21세6개월)로 최다 득표의 영예를 안았다. 개막 미디어데이 당시 베테랑 가드 전태풍(38ㆍKCC)이 양홍석을 몰라보고 “너 누구니? 전자랜드 선수니?”라고 묻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지만 당당히 실력으로 가장 많은 표를 차지했다.
지난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만난 양홍석은 “리바운드를 하나라도 더 잡겠다고 투지 있게 뛰는 모습을 팬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3대3 농구 은메달로 언론에 노출되고, (전)태풍이 형이 미디어데이에서 인지도를 더 높여줬다”고 올스타 1위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 단지 올스타로 뽑히고만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중간 점검 때 1위 소식을 듣고 살짝 욕심이 났다”고 덧붙였다.
양홍석은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11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부산 홈 경기에 커피 1,111잔을 쏘기로 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1층 매표소 옆에 양홍석의 커피 트럭이 준비된다. 양홍석은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한다”며 “구단과 상의했는데 커피 값만 250만원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기분 좋게 자비로 낸다”고 말했다.
KT 구단에 따르면 1,111잔은 등 번호 11번의 양홍석이 올스타 1위를 기념하고 앞으로 국내 넘버원 농구 선수가 되겠다는 바람을 담았다. 양홍석은 “11번은 고등학교 때부터 달았던 번호이자, 에이스를 떠올리는 숫자”라면서 “번호처럼 나도 에이스가 되고자 택했다”고 설명했다.
올스타 1위 특권으로 양홍석은 직접 본인과 함께 뛸 선수를 선발했다. 양홍석은 자신의 매직 팀 베스트5로 김선형(SK), 마커스 포스터(DB), 양홍석, 최진수(오리온), 오세근(KGC인삼공사)을 꼽았다. 하지만 오세근은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해 유진 펠프스(삼성)가 대신 뛴다. 최연소 1위를 만들어준 전태풍은 후보 선수로 선발했다.
양홍석은 전태풍을 의리로 같은 편에 뽑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손사래를 치며 “워낙 잘하는 형이라 같이 한번 뛰어보고 싶었다. 이번 기회 아니면 언제 또 같은 팀에서 뛸지 모른다”고 답했다. 미디어데이를 계기로 둘의 사이는 더욱 돈독해졌다. 양홍석은 “태풍이 형이 이제 나를 알아보고 경기 전에 악수를 한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니까 형에게 장난을 치기엔 아직 어렵다”며 웃었다.
재미 있고 즐거운 올스타전을 약속한 양홍석은 실전에서 단 한번도 보여주지 못한 호쾌한 덩크슛을 꽂기로 했다. 그는 “원래 덩크를 할 수 있는데 그 동안 상황이 안 돼 못했다”며 “덩크를 못하는 선수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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