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취임 후 처음 국회를 찾아, 문희상 국회의장 등 의장단을 예방했다.
지난 8일 취임한 노 비서실장은 사흘만인 이날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 복기왕 정무비서관과 함께 국회의장실을 방문했다. 문 의장이 먼저 “팀워크가 환상적”이라며 “기대가 많은데 서운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분위기를 띄우자, 노 비서실장은 “청와대보다 국회에 오는 게 고향 오는 것 같다”며 “정계 원로시고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도 하신 의장님께서 많이 가르쳐달라”고 화답했다.
문 의장은 노 비서실장이 취임 첫 날 청와대 비서실 3대 원칙으로 성과와 경청, 규율을 제시한 것을 거론하며 “제일 중요한 것은 성과”라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취임 일성을 들으며 ‘바로 이것이다’라고 생각했다”면서 “레일은 잘 깔았는데 열차가 달려야 할 때 달리지 못하면 무능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소통과 관련해서 문 의장은 “필요하다면 대통령에게도 ‘아니오’라고 말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늘 귀를 열어놓되, 대통령 쪽 보다는 국민과 국회, 야당 쪽을 향해 열면 잘 들릴 것”이라고 조언했다. 규율에 대해서는 “집권 3, 4년에 기강이 느슨해질 때 잘못하면 작은 사고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각별히 당부했다.
바른미래당 소속 주승용 국회부의장은 야당과의 소통과 협치를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 부의장은 “비서실장과 정무수석 두 분 모두 국회 실정을 잘 아셔서 기대가 크다”면서 “국정 3년차에 들어서면서 여러 문제가 있지만 야당의 입장을 잘 배려해주면 풀릴 것”이라고 했다. 특히 주 부의장은 “문 대통령께서 조국 민정수석을 국회에 출석시켜 김용균법과 특별감찰반 의혹을 해결하셨다”며 “그게 바로 협치”라고 강조했다.
이에 노 비서실장은 “여야 입장이 다른 것은 서로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여야가 나라를 사랑하는 방법이 다른 것이지,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그 자체에 차이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예방을 마치고 국회를 떠나면서 “기회가 될 때마다 여야 할 것 없이 많은 분을 만나 얘기를 나눌 생각”이라며 소통에 특히 방점을 뒀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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