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12일 오전 1시 아시안컵 키르기스스탄전
키르기스스탄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2차전을 앞둔 한국이 기성용(30ㆍ뉴캐슬)과 이재성(27ㆍ홀슈타인 킬)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맞았다. 파울루 벤투(50)감독은 기성용을 대신해 황인범(23ㆍ대전)을 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키르기스스탄을 상대해 본 경험이 있는 황인범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함께 일군 황의조(27ㆍ감바오사카), 황희찬(23ㆍ함부르크)과 호흡하며 키르기스스탄의 밀집수비 전략을 뚫어내야 조 1위 16강을 내다볼 수 있다.
한국이 12일(한국시간)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 아인의 하지 빈 자예드 경기장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1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대승을 노린다. 키르기스스탄은 53위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지만, 지난해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강력한 밀집 수비로 한국의 진땀을 쏙 뺀 상대다. 당시 후반 18분 터진 손흥민(27ㆍ토트넘)의 결승골이 아니었다면 0-0 무승부로 자칫 조 3위 걱정까지 해야 했던 처지였다.
A매치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키르기스스탄은 이번에도 밀집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으로 한국을 상대할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과 1차전에서 1-0 신승을 거둔 한국으로선 조 1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하려면 키르기스스탄 밀집수비를 뚫어내고 다득점 승리를 거둬야 한다. 그러나 상황은 좋지 않다.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과 이재성이 필리핀과 1차전 때 얻은 부상으로 출전이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건 황인범의 부상 회복과 이청용(31ㆍ보훔)의 부활이다. 이들은 필리핀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1차전 승리를 견인했다.
벤투 감독으로선 아시안게임 때 키르기스스탄의 밀집수비를 겪어본 ‘황 트리오(황인범ㆍ황희찬ㆍ황의조)’에 기대를 걸 만 하다. 각각 중거리 슛과, 돌파, 골 결정력을 갖춘 이들은 1차전에서 ‘기름손 실점’으로 약점을 노출한 키르기스스탄 주전 골키퍼 파벨 마티아시(32ㆍAGMK)를 공략하기에 적합한 조합이다. 키르기스스탄은 지난 7일 중국과 1차전에서 전반부터 선제골을 기록하는 등 매서운 공격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후반 들어 국제대회서 보기 힘든 수준의 골키퍼 실책으로 2실점 하면서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마티아시는 1-0으로 앞선 후반 5분 공중볼을 막아내겠다며 팔을 휘둘렀지만, 그의 손을 거친 공은 자기편 골문 안쪽으로 향했다. 후반 33분엔 페널티 지역 왼쪽을 돌파하던 중국 위다바오(31ㆍ베이징 궈안)를 막겠다며 골 문을 뛰쳐나왔는데, 공과 사람을 모두 놓치며 추가 실점했다. 선제골만 일찍 터져 대승을 거둔다면, 16일 중국과 3차전을 앞두고 대표팀에 합류하는 손흥민에게 조금 더 휴식을 줄 수 있어 한국으로선 보다 여유 있게 토너먼트를 맞을 수 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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