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 치료받던 중 증세 악화… 현지 식당서 식사, 감염 등 조사
겨울방학을 맞아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대학생 2명이 복통을 호소해 병원 치료를 받던 중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건양대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의료공과대 2학년생 A(21)씨와 B(21)씨 등 2명이 숨졌다고 10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8일 오전 복통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상태가 호전돼 숙소로 돌아왔다. 하지만 9일 다시 극심한 복통 등을 호소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상급병원으로 옮기던 중 이날 오후 A씨가 숨지고, B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0일 오전 숨졌다. 두 학생은 현지 숙소의 룸메이트였다.
봉사활동에는 여학생과 남학생 각각 8명, 교수 등 19명이 참여했으며, 현재까지 숨진 대학생 2명 이외에는 건강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씨와 B씨는 지난 7일 오후 일행과 저녁을 먹은 뒤 숙소 인근 현지 식당에서 다른 학생 2명과 음식을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병원을 통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인은 폐렴 및 패혈 쇼크에 의한 심정지다. 현지에선 대사관 영사가 참여한 가운데 음식 감염, 현지 병원 진료 중 감염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A씨 등이 탈수와 설사, 구토, 폐렴 등에 따른 저혈압 쇼크사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학 측은 사고 직후 이원묵 총장 주재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숨진 학생들의 유족은 물론, 나머지 학생들의 가족에게 사고 소식도 알렸다. 유가족 6명과 학생처장, 의료공과대학장 등 8명은 10일 낮 12시 55분 비행편으로, 이 총장은 오후 6시 30분, 감염내과 교수들은 오후 7시 10분 비행 편으로 캄보디아로 잇따라 출국했다. 감염내과 교수들은 현지에서 사인 확인에 참여하고, 나머지 학생들의 건강 상태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 대학 자원봉사팀은 12박 14일의 일정으로 지난 6일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했으며, 예정한 기간에 주거 환경이 열악한 현지 주민들에게 필요한 시설을 만들어 줄 계획이었다.
대학 측은 하지만 이번 사고에 따라 학생들의 추가 봉사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조기 귀국토록 했다. 귀국 후에는 역학조사와 혈액검사를 진행하고, 심리 치료도 병행할 계획이다.
또 대학 차원에서 방학기간 계획된 모든 해외 봉사활동도 파악하고, 전면 중단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건양대 관계자는 “사전에 봉사활동 신청을 학생들에게 필요한 질병 예방을 위한 약 복용과 예방접종을 안내하고 교직원과 4명의 조장들로부터 이를 이행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실제 영수증 확인 등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활동을 갔다가 변을 당한 학생들의 명복을 빈다”며 “며 “남은 학생과 교수 등 봉사단이 안전하게 귀국하고, 신속히 검사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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