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와해 의혹’…노조는 “탈퇴 강요”, 사장은 “노조가입 타당성 검토”
대구 엑스코 노동조합이 노조와해와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혐의를 둘러싼 고소ᆞ고발에다 막말과 폭언의 몸통 의혹을 제기한 지 10여 일만에 대표이사가 이를 반박하고 나서면서 장외 진실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엑스코 노동조합은 지난해 12월27일 김상욱 엑스코 사장을 부당노동행위와 임금체불 혐의로 대구고용노동청에 고소하고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을 공개했다. 올들어 2일에는 김 사장의 방만경영에 대한 대구시의 감사결과, 8일에는 막말과 폭언 의혹을 제기했다.
김 사장도 9일 ‘노조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라는 자료를 통해 노조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노동청과 검찰 수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2017년 5월 노조를 와해시킬 목적으로 팀장을 시켜 당시 35명이던 노조원 중 7명을 탈퇴시켰다. 직원 58명인 엑스코에서 노조의 협상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노조원이 과반인 29명을 넘기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이에대해 “2016년 말부터 노조가입범위에 대한 범위를 설정하는 과정에 ‘사용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획조정실과 총무팀 직원의 노조가입은 부적절하다’고 팀장에게 얘기했을 뿐 노조탈퇴를 강요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대법원 판례와 행정해석에 따라 이들 부서 근무자는 노조 가입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상민 노조위원장은 “김 사장이 팀장 2명을 시켜 7명에 대한 노조탈퇴를 지시했고, 인사협박도 했으며 팀장 모두에게 취업규칙변경동의서를 받아오도록 지시했다”며 “김 사장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추가해 고발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김 사장이 2017년 4월 A씨에게 직장건강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자문역 허위 근로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이에대해 “같은해 8월과 11월 대구시와 국민권익위의 감사결과 직원 업무미숙에 따른 실수로 결론나면서 근로계약을 소급해 원천무효 시켰다”고 밝혔다.
노조는 “권익위 공문에 따르면 특정 팀장이 A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허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어떻게 업무미숙이 될 수 있느냐”고 반박했다.
노조는 또 김 사장 부임 후 해외출장 여비와 활동비를 대폭 증액해 방만하게 경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엑스코는 2017년 3월 정액제로 하루에 300달러인 사장 숙박비에 대해 임직원 모두 실비정산토록 했고, 사장 해외출장 활동비 지급기준을 1일 200달러, 한도 1,000달러에서 지역당 500달러, 한도 1,500달러로 변경했다.
김 사장은 “취임 후 2년3개월간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중국, 미국 등 6회의 해외출장을 다녀오면서 3,240달러의 활동비를 사용했다”며 “활동비는 과거 출장여비 지급 기준보다 140만원, 숙박비는 180만원 아끼는 등 300만원이 넘는 여비를 절감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엑스코는 지난 3년간 38건에 1,788달러의 식비를 이중지급했고, 상당 부분 김 사장과 관련이 있다. 이에대해 회사 측은 “감사지적에 따라 전액 환수 조치했으며 김 사장과 관련된 부분은 전체의 17%인 5건에 306달러”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김 사장은 업무추진비와 회의비를 사전 품의도 없이 사용해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 사장은 “클린카드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대부분 축하ᆞ근조화환을 구입한 경우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계좌로 입금처리 한다”며 “2015년 5월부터 2018년 5월까지 3년간 141건에 1,370만원이 지출됐으며 현 사장 재임 중에는 1건에 불과하다”고 해명했다.
한편 노조는 ‘김 사장이 내부고발을 금지하는 협박성 발언을 하고 고소ᆞ고발에 대해서는 “일부 몰지각한 직원들이 벌이는 작태”라고 막말을 하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김 사장은 “전후 맥락을 설명하지 않고 일부만 편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상욱 사장은 “업무 추진과정에서 생긴 직원 간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으나 박상민 노조위원장은 “엑스코 문제를 내부에서 해결하자고 요구했는데 사장이 거부하면서 고소ᆞ고발을 하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전준호기자 jhjun@hankookilbo.com
윤창식기자 csy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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