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을 발효해 식품을 만드는 ‘장 담그기’가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장의 재료를 직접 준비해서 만들고 발효시키는 전반적인 과정을 포괄하는 ‘장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했다고 9일 밝혔다.
‘장 담그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과 발효 등의 순서로 이뤄진다. 메주를 띄우는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 두 가지로 장을 만든다는 점, 전년도 쓰고 남은 씨간장을 이용해 수년간 겹장의 형식을 거친다는 점은 중국, 일본과 구별되는 한국만의 독창적인 특징이다.
문화재청은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유구한 역사를 지녔고 한국의 주거문화, 세시풍속, 기복신앙, 전통과학적 요소 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콩을 발효해 먹는 ‘두장’ 문화권에 속하며,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왔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따로 보관하는 장고를 두었고,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직접 장을 담그고 관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도 전국에서 각 가정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생활관습이라는 점을 고려해 특정보유자나 보유단체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종목만 지정된 국가무형문화재는 ‘아리랑’(제129호), ‘김치 담그기’(제133호), ‘제염’(제134호) 등이 있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전통지식 ‘장 담그기’에 대해 국민들이 무형유산으로 가치를 공유하고 전승할 수 있도록 학술연구, 전승 활성화 프로그램 등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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