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호텔 첫 여성 총지배인 허진영씨 “입사 때 꿈 이뤄”
“호텔리어로 입사할 때부터 꿈꿨던 총지배인이 현실로 이뤄진 만큼 ‘경주 1호 특급호텔’의 명성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0일 경주 불국사 근처 코오롱호텔 로비에서 만난 허진영(47) 신임 총지배인은 “여성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앞세워 젊고 개성있는 호텔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993년 제주 파라다이스호텔 식음료 담당사원으로 호텔업에 입문한 허 총지배인은 전날 코오롱그룹 전체 숙박시설 중 첫 여성 총지배인이 됐다.
허 총지배인은 프론트 데스크와 예약실, 판촉팀, 객실팀, 식음료팀 등을 거치며 호텔 운영 노하우를 쌓았다. 2006년 코오롱 씨클라우드 호텔 객실팀 부지배인으로 입사해 총괄 운영 팀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코오롱호텔 식음료팀 지배인을 맡았다.
27년차 베테랑 호텔리어이지만 지금도 2010년 8월경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던 투숙객은 잊지 못한다. 호텔 직원 누구도 접근하길 꺼려했지만, 허 총지배인이 경찰신고를 미루고 미소로 상황을 정리했다. 다음날 그 투숙객의 사과도 받으면서 친절이 최고의 힘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는 이제 미래를 준비 중이다. “여행이 일상생활로 자리잡으면서 호텔은 집의 안락함과 다채로운 오락거리를 두루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뀌고 있어요. 여행계획을 짤 때 대개 여성이 숙소를 선택합니다. 여성의 감성으로 고객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허 총지배인은 “올해로 개장 41년이 된 경주 코오롱호텔은 역사도시 경주와 오랜 세월을 함께 하면서 전통을 지키고 있다. 클래식한 멋을 살리면서도 내부를 첨단시설로 꾸며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호텔 문화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300여 객실을 갖춘 코오롱호텔은 이미 180여개 객실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고 고객 체험시설을 마련하는 등 내부 리노베이션을 추진 중이다. 골프장에 벙커를 추가로 만드는 등 코스 개선작업도 벌일 계획이다. 허 총지배인은 “오랫동안 밑그림을 그려왔기 때문에 채색하는 일만 남았다. 호텔을 경주 최고의 역사문화관광 랜드마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경주=글 ·사진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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