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향후 상황 따라 조기 상장폐지, 주식거래 재개 모두 가능”
지난달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로부터 ‘코스닥 퇴출’ 판정을 받았던 경남제약이 극적으로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8일 회의에서 경남제약에 대해 “추가 개선기간 1년을 부여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경남제약은 개선기간 종료일인 내년 1월 8일부터 7영업일 이내에 개선계획 이행내역서, 개선계획 이행결과에 대한 전문가의 확인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거래소는 서류 제출일로부터 15일 영업일 안에 코스닥시장위원회를 다시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개선기간 중 주식 거래는 종전과 같이 계속 정지 상태로 유지된다. 다만 경남제약이 개선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하지 않거나 반대로 조기에 이행을 완료했다고 신청할 경우 개선기간 종료 이전이더라도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해 상장폐지 또는 주식거래 재개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결정은 작년 11월 경남제약의 최대주주가 된 마일스톤KN펀드와 김주선 대표 등이 거래소 측의 경영개선 요구 사항을 일부 실행하거나 향후 실행을 약속하는 등 개선 의지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거래소는 “확고하고 투명한 최대주주 지배구조 및 경영체제를 확립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불가피하다”는 입장 아래 △최대주주 지분율 제고 △대표이사 대신 경영지배인이 의사결정을 하는 비정상적 경영체제 개편 △투기적 투자자와 연관된 것으로 의심받는 인사들의 경영진 배제 △감사실 설치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영입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경남제약은 작년 말 경영지배인 2명과 사내이사 4명이 사임하고 감사실을 설치하는 등 일부 개선 조치를 취했으며 나머지 항목에 대해서도 개선을 약속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린 작년 12월 기업심사위원회 이후 상황이 좀 바뀐 것 같다. 최대주주 측이 이사진 사임, 감사실 설치 등을 실제 이행했고 앞으로도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전했다.
마일스톤KN펀드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증자해서 지분을 20% 이상으로 높이거나 다른 전략적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등 안정적인 최대주주 체제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대표이사를 빼고는 공백 상태인 경영진도 제약ㆍ바이오 전문가 등을 충원해 기업 경영을 조속히 정상화하겠다”고 말했다.
비타민C ‘레모나’ 등으로 유명한 경남제약은 작년 3월 증권선물위원회 감리 결과 매출액, 매출 채권 허위 계상 등 회계처리 위반이 적발돼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이후 개선기간 6개월을 부여 받았으나 작년 12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에서 개선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돼 잠정적으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졌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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