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과 지난해에 방송된 ‘효리네 민박’에서 가수 이효리 등이 찾았던 관광지와 음식점 등은 소위 ‘대박’을 쳤다. 제주 토박이들도 잘 몰랐던 오름이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는가 하면, 음식점들은 문도 열기 전에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촬영 장소인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 주변도 관광객들이 타고 온 렌터카로 넘쳐나는 등 방송 이후 제주에는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8일 발표한 ‘제주거주 유명인 방송 노출이 제주관광에 미치는 영향-효리네 민박을 중심으로’라는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효리네 민박’의 방송 효과로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고, 1조원에 가까운 경제적 파급 효과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이 산업연관표를 이용해 방송효과로 늘어난 관광객이 지역경제에 미친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유발효과는 6,251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3,034억원, 취업유발효과는 8,693명으로 각각 산출됐다. 여기에 타 지역으로의 경제파급효과까지 합치면 생산유발효과는 9,046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3,859억원, 취업유발효과 1만522명 등으로 늘어났다. 생산유발효과만 2017년 감귤 연간 수입(9,458억원)과 비슷한 규모로 경제적 파급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털사이트 검색빈도를 활용한 분석에서도 ‘효리네 민박’에서 소개된 주요 관광지의 인지도는 크게 상승했고, 실제 관광객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궷물오름 등 일부 장소는 제주도민들도 잘 알지 못할 정도로 인지도가 거의 없었지만 방송 후 검색빈도가 급증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인지도 상승은 제주여행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효리네 민박’이 방송된 2017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년간 방송효과에 따른 관광객 수는 100만7,0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내국인 관광객 수의 7.4%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방송기간 중 실제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 수와 계량모형으로 예측한 관광객 수의 차이를 방송효과에 따른 관광객으로 추정했다.
한은 제주본부 관계자는 “방송을 통한 마케팅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되고 있어 제주만의 독특한 관광적 가치를 높이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관광객 유치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