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와 7억8,500만달러(약 9,000억원) 규모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 후보물질 기술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계약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7~10일(현지시간)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개막을 앞둔 6일 성사됐다. 그 전부터 양사 간 관련 논의가 진행돼왔고, 현지에서 여러 차례 미팅을 진행하던 중 결실을 맺었다고 유한양행 측은 설명했다.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에서 반환 의무 없는 계약금 1,500만달러를 받는다. 이후 후보물질 도출과 임상시험 진입, 판매허가 등 개발 단계별로 총 7억7,000만달러를 추가로 받게 된다. 상업화 이후에는 매출에 따른 경상기술료도 별도로 받을 수 있다. 유한양행은 국내, 길리어드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개발과 사업화 권리를 갖는다.
계약 대상 기술은 새로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다. 이미 간이 단단해지며 병이 악화하기 시작한 환자에게도 쓸 수 있는 신약으로 개발할 후보물질을 정하는 초기 단계다. 유한양행에 따르면 현재로선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용 단독 치료제가 없다. 증상을 완화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까지 진행되는 걸 막기 위한 약이 대부분이다. 유한양행 측은 “간질환 분야에 강점이 있는 길리어드 역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를 개발 중인데도 기술이전 계약을 한 건 우리 기술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유한양행은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의 폐암 치료제(계약 기업은 얀센 바이오텍), 2,400억원 규모의 퇴행성디스크 치료제(스파인바이오파마) 기술에 이어 잇따른 대규모 수출 실적을 올리게 됐다. 그러나 신약 성공 가능성이 워낙 낮은 만큼 앞으로의 개발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신중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한미약품이 다국적제약사들과 맺었던 기술수출 계약 일부가 1년 만에 해지되기도 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