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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책꽂이] 넛지를 개인에게 적용하면… 큰 꿈을 이루려면 작게 생각하라

입력
2019.01.07 18:00
수정
2019.01.07 22: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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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 KB국민은행장의 ‘씽크 스몰’

씽크 스몰

오웨인 서비스ㆍ로리 갤러거 지음ㆍ김지연 옮김

별글 발행ㆍ256쪽ㆍ1만5,000원

◇추천사

원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작고 구체적인 단계들이 필요합니다. '씽크 스몰'은 큰 성취를 위해서는 ‘작게 생각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삶과 업무의 과정에서 작고 구체적인 과정이 없으면 목표를 이루기 쉽지 않다며, ‘결정, 계획, 약속의 조건, 보상, 목표, 피드백, 노력’ 등 7가지 ‘작게 생각하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역발상으로 목표를 나누고 꾸준히 노력한다면 어느새 큰 꿈을 이루고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의 저자들은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사회적 기업 '행동통찰팀(The Behavioural Insights TeamㆍBIT)'의 일원이다. 2010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실 산하 정부 기구로 출범했고, 현재 민관 공동 소유인 이 기업은 경제ㆍ심리ㆍ통계학 전문가들이 모여 행동과학(인간 행동을 체계적으로 규명하는 학문) 연구 성과를 접목한 공공정책 개발을 목표로 한다. 실제 이들은 세금 독촉장에 ‘많은 사람이 세금을 기한 내에 잘 납부하고 있다’는 문장을 넣는 것만으로 체납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처럼 강제력이나 경제적 유인을 동원하지 않고 행동을 의도대로 변화시키는 것을 넛지(Nudge)라고 하는데, 이 개념은 동명의 베스트셀러 도서로 대중에게 친숙하다.(‘넛지’의 저자이자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탈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는 BIT 고문을 맡고 있다)

넛지를 공공이 아닌 개인을 향상하는데 활용하면 어떨까. 이 책은 스스로가 삶과 업무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셀프 넛지’의 지침을 제시한다. 작은 변화로 인생을 의미 있게 바꾼 개인들의 경험담을 행동과학적 해석과 곁들여 제시하는 대원칙은 책 제목대로 ‘작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작게 생각하라고 해서 작은 목표에 만족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큰 목표를 이루려면 작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것에 집중하는 사고 방식으로 또는 단순한 생각으로 올바른 단계를 밟아간다면 큰 목표로 향하는 지름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게 생각하기 위한 지침은 7가지다. △올바른 목표를 선택해 작은 단계로 나눠라 △상세한 계획을 세우고 습관화하라 △자신과 주변에 목표 이행을 약속하라 △성공을 뒷받침할 보상을 설정하라 △같은 목표를 가진 이들과 함께하라 △피드백을 구하라 △집중하고 노력하고 실험하라. 건축 과정에 빗대자면 목표와 계획 수립은 비계(가설물) 설치, 집중ㆍ노력ㆍ실험은 비계 보강에 해당하며, 가운데 4가지(약속, 보상, 동행, 피드백)는 비계에 올라타 건물을 완성해갈 동기를 부여 받는 방법이라고 저자들은 설명한다.

인상적인 대목 중 하나는 피드백은 능력보다 노력에 주어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두 학생 그룹에게 어떤 문제를 풀게 한 뒤 (실제 정답 여부와 무관하게) 한 그룹에는 “이 문제를 풀다니 정말 똑똑하구나”, 다른 그룹엔 “이 문제를 풀다니 엄청 노력했구나”라고 칭찬한다. 다음 문제에선 (역시 정답 여부와 무관하게) 두 그룹 모두에게 “절반도 못 맞췄다”며 지적한다. 모두 칭찬과 질책을 번갈아 받았지만, 마지막 문제(첫 문제와 난이도가 비슷했다)에서 두 그룹의 성과는 확연히 갈렸다. 능력에 대해 칭찬(“똑똑하다”)을 받은 아이들은 첫 문제를 풀 때보다 점수가 낮았던 반면, 노력을 칭찬(“노력했다”) 받은 아이들은 점수가 향상된 것이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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