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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멜빈 캘빈(1.8)

입력
2019.01.08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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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합성 메커니즘을 규명한 멜빈 캘빈이 1997년 오늘 별세했다.
광합성 메커니즘을 규명한 멜빈 캘빈이 1997년 오늘 별세했다.

식물이 빛 에너지를 이용해 물과 이산화탄소에서 당분과 산소를 합성하는 과정이 광합성(탄소동화작용)이다. 미국 UC 버클리대의 생화학자 멜빈 캘빈(Melvin Calvin, 1911.4.8~1997.1.8)이 1958년 동료 과학자 앤드루 벤슨(Andrew Benson, 1917~2015), 제임스 배스햄(James Bassham, 1922~) 등과 함께 그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그들은 방사성 탄소-14를 추적자(tracer)로 활용, 이산화탄소가 탄소-산소와 분리된 뒤 어떤 과정을 거쳐 다른 유기화합물로 변화하는지 밝혔다.

경위는 분명하지 않지만, 1961년 노벨위원회는 ‘식물 탄소동화작용에 관한 연구’의 공을 인정, 멜빈 캘빈을 노벨화학상 단독 수상자로 선정했다. 캘빈은 ‘빛의 흔적을 따라서(Following the Trail of Light: Scientific Odyssey)’라는 제목의 자서전에서도 다른 두 연구자의 공을 언급하지 않았다. 2011년 BBC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옥스퍼드대 식물학자 티머시 워커(Timothy Walker)는 한마디로 캘빈이 두 사람, 특히 벤슨의 업적까지 독차지했다고 비판했다. 연구가 완성된 뒤 벤슨은 달리 갈 곳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캘빈의 연구실에서 쫓겨나다시피 했고, 당시 배스햄은 박사 과정 중이었다. 저런 사정을 아는 이들은 ‘캘빈 사이클’이라 불리는 탄소화학반응 회로를 ‘캘빈-벤슨 사이클’ 혹은 ‘캘빈-벤슨-배스햄(줄여서 CBB) 사이클’이라 일일이 챙겨 부른다. 캘빈은 수많은 상과 직위, 영예를 누린 뒤 1980년 은퇴했고, 말년까지 기름을 합성하는 식물을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벤슨은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대 교수로 재직하다 89년 은퇴했다. 만 95세이던 2012년 인터뷰에서 그는 노벨상 공동수상을 못한 게 서운하거나 억울하지 않냐는 질문에 “그때나 지금이나 아무렇지 않다”고, 다만 노벨상 수상 전후를 시시콜콜히 밝힌 자서전에서조차 그의 이름조차 언급하지 않은 것은 섭섭하더라고 말했다. “옳게 쓸 수도 있었을 텐데… 하지만 자서전 나중 판본에 가서야 ‘벤슨 박사와 몇몇 대학원생이 (연구에) 가담했다’는 식의 짤막한 표현이 삽입됐다”고 한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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