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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왕관 대신 사랑을 택한 말레이 술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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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핫&쿨] 왕관 대신 사랑을 택한 말레이 술탄

입력
2019.01.07 05:54
수정
2019.01.07 18:2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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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모스크바’와 비밀 결혼

“국왕 직무 방기” 비판에 사임

러시아 미인대회 출신 모델과 결혼한 말레이시아 국왕. 더스타 캡처
러시아 미인대회 출신 모델과 결혼한 말레이시아 국왕. 더스타 캡처

지난해 11월 러시아에서 ‘미스 모스크바’ 출신 모델과 비밀 결혼식을 올린 말레이시아 국왕 술탄 무하맛 5세(50)가 6일 중도 퇴위했다.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왕궁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클란탄주 술탄인 무하맛 5세가 제15대 국왕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왕궁 관계자는 “국왕폐하가 통치자 위원회(Majlis Raja-Raja) 총무에게 서신을 보냈다”며 “서신을 통해 말레이시아의 통치자들에게 중도 퇴위를 공식적으로 알렸다”고 말했다. 연방제 입헌군주국인 말레이시아는 9개 주 최고 통치자들이 돌아가면서 5년 임기 국왕을 맡는다. 무하맛 5세는 2016년 12월 즉위했다.

즉위 2년여 만에 무하맛 5세가 퇴위한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현지에선 그가 지난해 11월 초 두 달간의 병가를 낸 게 문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당시 24세 연하의 미스 모스크바 출신 러시아 모델 옥사나 보예보디나(26)와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다. 휴가를 내려면 사전에 목적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했지만, 이 규정을 어기는 등 국왕의 직무를 방기했다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 왕관을 넘길 것이라는 설이 이미 돌았고, 결국 퇴위로 이어지자 그에게는 ‘왕관 대신 사랑을 선택한 술탄’이라는 별명이 붙는다.

앞서 무하맛 5세가 다른 주의 최고 통치자들로부터 이달 9일까지 자진 퇴위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설도 제기됐다. 실제 각 주 최고지도자들은 지난 2일 밤 이례적으로 예정에 없던 회의를 소집, “심각한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후 4일에도 쿠알라룸푸르 시내 모처에서 다시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말레이시아 국왕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퇴위한 사례는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을 위해 왕관을 버린 전 국왕이 젊은 신부와 어떻게 만났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현지 매체에 따르면 보예보디나는 2018년 4월 16일 이슬람으로 개종했다. 그보다 3년 전에는 미스 모스크바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그에 앞서 러시아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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