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노동자가 또 다시 작업 도중 끼임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정규직으로 입사한 지 7개월 만에 변을 당한 것이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김용균 법’이 통과됐지만 현장 근무에 나서는 20~30대 노동자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6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4일 오후 3시15분쯤 경기 화성시 한 공장에서 자동문을 설치하던 A(27)씨가 5m 높이의 철판 문틀과 리프트 사이에 몸이 끼였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A씨가 탔던 리프트는 관련 업체로부터 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프트에 올라 3.5m 높이에서 작업 중 리프트가 갑자기 올라가면서 철판 문틀과 리프트 사이에 목 등이 끼였다. 2인 1조로 함께 일하던 B(28)씨가 이를 목격, 119에 신고한 뒤 A씨를 꺼내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에 의해 오후 4시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이날 안전수칙에 따라 2인 1조로 근무 중이었고 B씨는 사고 당시 지상에서 자동문 전기배선 관련 일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유족들은 경찰조사에서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지 7개월 밖에 안된 초년생”이라며 “아침 일찍 출근해 밤 늦게 들어와도 불평하지 않은 성실한 아이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가족들은 ‘A씨가 연구직으로 채용됐는데 왜 현장 일을 했는지’와 ‘늑장 구조’ 등의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 관할 지청과 A씨 회사, 직장 동료 등에 대한 확인한 결과 3개월 전 실습을 거쳐 실무 현장직에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늑장 구조’는 신고 출동 후 구조완료까지의 시간(총 45분)이 실제 구조시간(15분)으로 오인돼 전달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 발생 당시 리프트가 갑자기 상승한 원인(오작동 여부 등)과 안전수칙이 제대로 작동했는지, 당시 작업이 업무 숙련도 여부와 상관이 있는 지 등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또 리프트 대여 업체와 회사측 관계자 등을 상대로 7일 오전 현장 점검을 벌인 뒤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관계자들을 입건,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 정치권에서도 애도를 나타냈다.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일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또 다시 발생한 20대 노동자의 사망사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젊은 노동자들의 작업 중 사고가 계속돼 침통함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지난 연말 김용균 법 통과로 노동 현장의 안전에 보탬이 되도록 했지만 더 면밀히 안전관련 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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