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제네시스 브랜드는 2018 국제가전박람회(CES, The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에서 해외의 언론들을 대상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고성능 모델' 즉, 제네시스 슈퍼카(혹은 스포츠카) 프로젝트를 언급했다.
제네시스 슈퍼카 프로젝트는 현대디자인센터장 루크 동커볼케(Luc Donckerwolke) 부사장과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담당 양웅철 부회장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라 그에 대한 신빙성이 더욱 높게 느껴졌다.
이후 알려진내용에 따르면 제네시스 슈퍼카 프로젝트는 2인승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될 예정이며 관련 기술 개발은 알버트 비어만(Albert Biermann) 현대기아차 시험·고성능차 담당 사장 및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인 N 부서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과 함께 많은 사람들은 제네시스 슈퍼카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추측을 제기하며 디자인 등에 대한 추측, 기술 및 사양에 대한 추측 등으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가득 채웠다.
이후 어센시아 컨셉이 데뷔하고 트림에 따라 가솔린 엔진과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조합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이 탑재될 수 있다는 이야기에 그 관심도는 더욱 높아졌다.
그리고 해가 바뀐 2019년이 되었다.
제네시스는 아직 슈퍼카 프로젝트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공개하거나 언급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이미 제네시스는 완벽한 수준의 슈퍼카는 아니지만 '슈퍼카'로 분류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 및 개발 수준은 갖춘 상태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성숙도와 시장의 반응에 따라 그 데뷔 시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는 추측 또한 이어지고 있는 정도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제네시스 슈퍼카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단순히 '좋은 차량'을 만드는 것 외에도 이를 입증하고 브랜드의 로열티를 강화할 수 있는 GT3 레이스 및 GT 레이스 등에 대한 출사표도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슈퍼카·스포츠카의 전장, FIA GT3
FIA GT3를 비롯해 FIA GT3 규정을 기반으로 하는 'GT 레이스'는 말 그대로 슈퍼카와 스포츠카들의 전장이라 할 수 있다. 수억원을 웃도는 어마어마한 비용의 레이스카들이 질주하고 또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만큼 재정적인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GT 레이스는 2019년 현재, 전세계에서 '대세'를 이루고 있는 모터스포츠 카테고리 임에 분명하다. 게다가 FIA GT3 규정을 기반으로 하는 레이스가 워낙 다양한 편이라 '하나의 레이스카'로 다양한 레이스를 소화할 수 있다는 융통성까지 갖추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 많은 브랜드들은 고성능 슈퍼카 혹은 스포츠카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FIA GT3 레이스카를 꾸준히 선보이고, 전장에 내보내 승리와 패배의 소식을 전하고 또 알리고 있다.
실제 국내 소비자들에게 '고성능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는 브랜드나 고성능 차량들의 대다수는 GT 레이스카를 선보이고 있다. BMW의 경우에는 Z4 M, M6에 이어 최근 데뷔한 '더 8' 또한 데뷔와 함께 곧바로 모터스포츠 무대에 내세웠다.
메르세데스-AMG 또한 'SLS'에 이어 'AMG GT'를 전장에 내보냈고, 아우디 R8 LMS, 람보르기니 우라칸, 페라리 488, 맥라렌 650S, 렉서스 RC, 포드 GT, 쉐보레의 콜벳과 카마로에 이르기까디 다양한 슈퍼카 및 프리미엄, 그리고 대중 브랜드들 모두가 GT 레이스카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양산 모델과 레이스카의 동반 개발이 트렌드
이런 상황에서 최근 레이스카 개발에 있어서도 독특한 변화들이 이어지며 눈길을 끌고 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성능 모델의 데뷔 이후 레이스카를 개발해 모터스포츠 무대에 투입해왔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성능 모델의 개발과 함께 레이스 사양의 버전 또한 동반 개발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었다.
실제 람보르기니 우라칸의 경우 우라칸 데뷔 이후 곧바로 슈퍼 트로페오 사양과 GT3 사양이 공개되어 '약간의 시간 차'가 있었지만 포드 GT와 최근 데뷔한 혼다 NSX와 BMW 더 8 등은 데뷔와 함께 GT 레이스카를 함께 공개하고 곧바로 모터스포츠 무대에 투입되어 그 존재감을 강조했다.
단순히 몇 브랜드들의 특별한 행동이라고 하기엔 이러한 변화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 뉘르부르크링에서 실전 주행을 펼치며 차량의 셋업을 조율 중인 차세대 콜벳(C8 조라)이 눈길을 끌었는데 그와 같은 시간, 미국 세브링 서킷에서는 레이스 사양의 C8.R의 테스트가 진행되며 자동차 마니아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와 함께 오는 14일 데뷔를 앞두고 있는 토요타의 신형 수프라의 경우에는 양산 모델과 레이스카를 동시에 공개하는 정도가 아니라 '레이스카'를 먼저 앞세우고 양산 모델을 공개할 정도로 '모터스포츠'와 '레이스카'의 중요성이 고성능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브랜드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역설했다.
현대모터스포트의 TCR 성공 신화는 인상적이었다.
짧은 시간 내에 i30 N TCR이라는 완성도 높은 레이스카를 개발해냈다는 것과 함께 이러한 레이스카를 성공리에 데뷔시키기 위해 챔피언 출신으로 구성된 '어떤 레이스에서도 질 수 없는' 드라이버 라인업을 갖추고 만족스러운 성과를 이뤄낸 건 말 그대로 현대차의 강력한 의지를 입증하는 부분이었다.
물론 과정에 대한 이야기들이나 소통이 낯설고, 브랜드 셀링에는 아직 미비한 부분이 있지만 퍼포먼스 중심의 평가에 있어서는 높은 평가를 받는 입지를 다지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입지를 더욱 명확히 해야할 필요성이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슈퍼카 프로젝트에서도 이러한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목이 조금 강한 어조지만 현재의 글로벌 트렌드를 살펴보면 제네시스 슈퍼카(스포츠카) 프로젝트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의 진행과 함께 레이스카 및 GT 레이스에 대한 출사표도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게 제네시스의 슈퍼카 프로젝트의 성과와 함께 GT 레이스카를 기대할 수 밖에 없고, 또 그러길 바라게 된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