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수’ 중 가이드 일방폭행 등 드러나… 박종철 예천군의회 부의장 사퇴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부의장이 군의회 국외연수지인 미국의 현지 여행 가이드를 술에 취해 일방적으로 폭행(본보 4일자 14면 보도)하고, 일행 중 일부는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으로 안내해 줄 것을 요구하는 등 추태를 부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폭행을 당한 현지 가이드의 아내가 일부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예천군의회 이형식 의장과 박종철 부의장은 4일 이 같은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박 부의장은 “부의장직을 사퇴하고 자유한국당 당적 관계는 당의 처분에 따르겠다”고 머리를 숙였다.
앞서 박 부의장은 미국 ‘연수’ 중 가이드 폭행 파문이 일자 “일정조정 문제로 말다툼 중에 가이드 얼굴이 팔에 맞아 상처가 났다”고 해명했다.
가이드 아내가 보내온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에 따르면 “남편(가이드)이 술에 취한 박 의원을 버스에 가서 쉬라고 하고 의장과 대화 중인 상황에서 박 의원이 갑자기 다가와 안면을 주먹으로 가격해 미간이 찢어지는 상해를 입었다”고 했다. 이후 토론토시 경찰이 출동했고, 가이드는 응급차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경찰이 박의원을 연행하려는 것을 가이드가 간곡히 요청, 무마했다. 일행을 태우고 가던 버스도 박 부의장에 대한 승차를 거부한 것을 가이드가 책임지기로 하고 다음 일정을 소화할 수 있었다.
가이드의 아내는 “하지만 박 의원은 일체의 사과도 없었고 오히려 여행사에 압박해 가이드를 바꾸라고 갑질을 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귀가한 남편의 상한 얼굴을 보고 화를 참을 수 없어서 합의와 별개로 세금으로 연수 온 의원들의 갑질과 잘못된 음주태도로 발생한 폭행을 고발하기 위해 글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군의원들은 가이드에게 ‘여성 접대부가 있는 술집에 데려다 달라’, ‘보도를 불러 달라’는 등 요구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숙소에서는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다 일본인 투숙객들의 항의를 받는 등 국제적 망신을 샀다.
예천군의회 의원 9명과 직원 등 14명은 지난 12월20일부터 7박10일간 일정으로 미국과 캐나다 국외연수를 다니던 중 23일 박 부의장이 현지 가이드의 얼굴을 가격해 오른쪽 눈썹 위가 찢어지게 하는 폭력을 휘둘러 물의를 빚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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