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기자의 눈] 서두르되 낙관하라… 싱크탱크들의 조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기자의 눈] 서두르되 낙관하라… 싱크탱크들의 조언

입력
2019.01.04 20:00
4면
0 0
왼쪽부터 백학순 세종연구소장, 조세영 국립외교원장,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신상순ㆍ서재훈 기자
왼쪽부터 백학순 세종연구소장, 조세영 국립외교원장,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신상순ㆍ서재훈 기자

올해 한반도 정세에 대한 국내 유수 외교안보 분야 싱크탱크 수장들의 의견을 들어본 신년 기획 4부작 인터뷰 연재가 4일 마무리됐다. 결산해보면 조언은 크게 세 가지다. 서둘러라. 하지만 낙관하라. 그리고 상상하라.

우선 서둘러라. 지난해 6월 초유의 정상회담 뒤 북미 간 비핵화ㆍ평화 협상은 교착 상태다. 견해는 일치했다. 올 상반기가 관건적 시기다. 하반기면 한미 모두 선거 준비기에 돌입한다. 백학순 세종연구소장은 “1월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2월 안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돼야만 협상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회담이 불발될 경우 유예됐던 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될 테고, 그래서 북미 간 분위기가 험악해지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북 정책 추진 동력이 약해질 거라는 전망에서다.

동력을 유지하는 건 물론 이제는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할 때라는 게 김연철 통일연구원장 판단이다. 그는 “지난해 6월 이후 낭비한 시간을 만회하려면 비핵화 과정을 압축해야 한다”며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 정상이 합의한 영변 핵 시설 폐기 논의를 상반기 내 시작해야 김 위원장이 공약한 ‘트럼프 1기 정부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를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다”고 했다.

다음은 낙관하라. 일단 비관할 필요가 없다. 미국이 상대인 북한의 비핵화ㆍ평화 교환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백 소장). 소련 붕괴 직후인 1992년 이미 북한은 핵 포기가 전제인 21세기 생존ㆍ발전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더욱이 후진하기에는 북한이 너무 많이 나왔다(김 원장).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려면 개방이 불가피하다. 지도자에 대한 내부 신뢰를 지탱하기 위해서도 비핵화 결정을 번복할 수 없는 형편이다(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게다가 회의(懷疑) 자체가 문제 해결에 해롭다는 게 수장들의 이구동성이다.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은 “협상이 교착한 지금이야말로 비핵화 회의론을 경계해야 할 때”라며 “회의론이 커질수록 협상에 대한 악영향이 커지고 그 결과 다시 회의론이 커지는 만큼 어떻게든 악순환을 차단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상상하라. 발상을 전환하라는 것이다. 김 원장에 따르면 과거 미국이 채택했거나 여전히 견지하고 있는 △전략적 인내 △선(先) 핵 폐기론 △핵 신고 프레임은 실패한 접근 방식이다. 이에 통일연구원이 제안한 방안은 종전(終戰)선언을 건너뛰고 아예 다음 단계인 평화협정 협상을 개시하자는 파격적 구상을 담고 있다. 김 원장은 “평화협정 논의 시작만으로도 (북한을 유인할) 인센티브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진정한 북미 간 중재자 역할이 가능한지도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느냐에 좌우된다. 조동호 원장은 “중재자는 생각이 다른 양자 사이에서 제3의 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자”라며 “중간에서 말을 전하는 브로커 노릇에 그쳐서는 오해만 사기 십상”이라고 했다.

희망적인 청사진 일색 아니냐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4곳 중 3곳이 국책연구기관이어서 인터뷰이들이 정부 지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을 테다. 그러나 마지막 냉전지에 사는 우리들로서는 천재일우 기회를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새 국면이다. 인식은 냉정하되 발상은 창의적이어야 한다.

권경성 정치부 기자
권경성 정치부 기자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