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닛산이 경기도 용인과 이천을 오가며 국내 자동차 미디어를 대상으로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의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다소 제한된 시간, 거리에서 진행된 시승이었지만 와인딩, 고속도로 도심 등과 같은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더 뉴 엑스트레일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 관계자들의 주행을 이끄는 김봉현 인스트럭터를 만났다. 평소 친분이 있었던 그와의 만남으로 카레이서의 시선에서 보는 더 뉴 엑스트레일을 어떤 느낌이고, 또 어떤 평가를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과연 카레이서 김봉현은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을 어떻게 평가할까?
*아래는 녹취를 기반으로 각색되었습니다.
조금 다른 기준으로 보다
이번 시승 행사를 준비하면서 더 뉴 닛산 엑스트레일을 조금 더 오래, 다양한 환경에서 경험해볼 수 있었다. 차량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지금부터 하게 될 이야기가 일반 소비자와는 다소 다른 시선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언급하고 싶다.
흔히 닛산이라고 한다면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법 설레는 이름일 수 있다. 닛산이 만들어왔던 차량들, 그러니까 닛산 실비아, 닛산 페어레이디 그리고 닛산 스카이라인 등과 같이 고성능, 스포츠 성향의 차량들은 아마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의 자동차 마니아들에게도 매력적인 이름일 것이다.
사실 그런 브랜드가 만든 SUV이기 때문에, 조금은 편견 아닌 편견으로 기대하게 되었고 또 평가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닛산이라면 이렇게 했겠지’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강하게 남아 있을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접근하기 좋은 SUV
개인적으로 더 뉴 엑스트레일에 대해 ‘다루기 좋은’ 그리고 ‘접근하기 좋은 SUV’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량의 탄생 자체가 스포츠 드라이빙이 아닌 ‘대중적이고 편안한’ 차량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더 뉴 엑스트레일은 누구라도 만족하거나 납득할 수 있는 차량이라 생각된다. 차량의 디자인이나 체격적인 부분에서는 곧바로 토요타 라브4와 혼다 CR-V 그리고 쉐보레 이쿼녹스가 떠올랐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 관계에 있고, 또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푸조 3008 또한 같은 시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차량의 성향이나 구성도 비슷한 것 같다. 소재에 있어서도 경쟁 관계에 있는 차량들과 유사한 모습이다.
특별히 만족스러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공간이라 생각된다.
실제 더 뉴 엑스트레일을 동급에서도 가장 넉넉한 수준의 공간과 여유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기본적으로 1열 공간의 여유는 평이한 수준이지만 2열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여유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실제 시승 행사를 앞두고 진행 요원 다섯 명이 한 차량에 탄 적이 있었는데 2열 중앙을 제외한다면 전체적으로 만족할 수 있던 것 같다. 게다가 2열 시트 또한 슬라이딩 기능이 적용되었고, 리클라이닝 기능이 적용되어 그 만족감이 더욱 높은 편이다.
이와 함께 40:20:40 비율로 분할 폴딩 기능까지 갖췄으니 그 만족감은 상당한 편이었다.
실제 더 뉴 엑스트레일은 기본적으로 565L의 적재 공간을 갖췄는데 2열 시트를 모두 폴딩할 떄에는 상황에 따라 최대 1,996L까지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니 운전자 및 가정의 라이프 스타일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드럽고 평온한 드라이빙의 더 뉴 엑스트레일
드라이버 활동은 물론이고 인스트럭터를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지만 차량을 타보고 분석할 때마다 늘 새롭고 또 궁금증이 가득한 것 같다.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더 먼저 새로운 차량을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독특한 경험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카 브랜드’로 인식되었던 닛산이 만든 SUV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과연 닛산 오리지널의 감성이 잘 느껴질지, 혹은 기존의 닛산과 또 다른 모습일지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닛산의 향은 느껴지지만 닛산의 전형적인 감성이라기 보다는 ‘조금 더 평범한’ SUV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트렌디하고 젊은 감성의 SUV보다는 조금 더 보수적이면서도 부드러운 감성의 SUV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감상의 첫 번째 요인은 바로 파워트레인 구성에 있었다. 172마력과 24.2kg.m의 토크는 사실 더 뉴 엑스트레일 정도의 체격을 다루기엔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다섯 명의 탑승자가 타고 있더라도 기본적인 주행 성능에서도 무난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구성으로는 ‘달리는 즐거움’을 강조하기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과거 쥬크에 적용되었던 1.6L 터보 엔진이었다면 더 즐거웠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속기의 경우에는 엑스트로닉 CVT가 탑재되어 있다. CVT 고유의 부드럽고 꾸준한 출력 전개와 함께 D-스텝 기능이 더해진 덕에 RPM을 높여 달릴 때에도 제법 스포티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성향 부분에서는 기존의 맥시마나 알티마 등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무던한 느낌이었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운전자에 따라 그 차이가 클 것 같다.
대중에게는 다루기 좋고, 편안한 차량이라 할 수 있겠지만 역동성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차량의 전체적인 거동은 일상에서의 편안함과 함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쪽으로 셋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 더 뉴 엑스트레일이 도로를 달리는 상황에서 언더스티어 및 점진적인 반응을 구현하는데 집중한 모습이다. 실제 발진 가속이나 제동, 노면에 따른 하체의 움직임 등 전체적으로 차분하면서도 안정적인 편이라 대다수의 상황에서도 평온하고 제법 안락하게 다듬은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드라이빙을 즐기는 입장에서 이 부분은 조금 인위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더 뉴 엑스트레일에 적용된 다양한 기능들이 운전자가 원하는 직접적이고 ‘날 것’의 드라이빙을 구현하는데 조금은 방해가 되는 기분이었다. SUV라는 특성 상 100% 노골적인 드라이빙을 구현하는 게 어불성설일 수 있겠지만 최근 트렌드를 본다면 조금 더 역동감을 살렸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신 스티어링 휠 조향 시에 손을 통해 느껴지는 그 만족감이나 피드백에 있어서는 여느 닛산의 차량들과 비교하더라도 부족함이 없는 부분이었으며 제동 부분에서는 추운 날씨로 인해 타이어의 성능을 100% 활용할 수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꾸준한 제동력을 주행 내내 누릴 수 있어 그 만족감이 높았다.
어필하는 방법이 중요한 존재
더 뉴 엑스트레일은 매력이 있는 차량이다.
기본적으로 넉넉한 공간이나 부드러운 주행 질감을 갖추고 있어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다루고 또 주행할 수 있는 차량이다. 하지만 차량을 짧게 경험한 상태로 ‘만족감’을 얻기에는 운전자의 뇌리에 명확히 새겨질 매력이 조금은 부족한 ‘무덤덤한 차량’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닛산이 이번에 내세운 ‘익사이팅 SUV(X-citing SUV)’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활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활동이 이어질 수 있다면 더 뉴 엑스트레일의 매력이 더 많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취재협조: 카레이서 김봉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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