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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대법원장과 갈등설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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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대법원장과 갈등설 일축

입력
2019.01.03 17:02
수정
2019.01.04 00:2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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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적 의견차이일 뿐”… 심장질환 등 건강 문제도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사의 표명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사의 표명한 것과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취임 1년도 안돼 돌연 사의를 표명하고 대법원 재판부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법원을 대표해 사법농단 사태를 수습하는 역할을 맡으며 정신적 고통이 컸던 점이 결정적인 배경으로 꼽힌다.

안 처장은 3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간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힘이 많이 들어, 1년이지만 평상시 2년보다 훨씬 길었다”며 “법관은 재판할 때가 가장 평온하고 기쁘다”며 사의를 공식화했다.

작년 1월 대법관에 임명된 안 처장은 전임 행정처장인 김소영 당시 대법관이 6개월 만에 사의를 밝히면서 같은 해 2월1일부로 행정처장에 임명됐다. 법원행정처장은 법원조직법에 따라 대법관 중 한 명이 겸직한다.

당시는 사법농단 사태와 관련한 법원 차원의 2차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로 사법부를 향한 법조계 안팎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시점이었다. 안 처장은 사법농단 사태의 진원지인 행정처 수장을 맡은 데 이어 ‘사법행정권 남용의혹 관련 특별조사단’의 단장이라는 중책까지 떠맡았다.

이후 작년 한해는 가시밭길의 연속이었다. 특히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해법을 두고 김명수 대법원장과 여러 차례 견해 차이가 드러나기도 했다. 안 처장은 작년 5월 특조단장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형사 처벌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으나 김 대법원장은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며 이를 뒤집었다. 검찰 수사 이후엔 특조단이 부실조사를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안 처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건강문제도 원인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래 전부터 심장질환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진 데다 작년 11월에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를 앞두고 병원에 입원을 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법원 내부에선 안 처장이 ‘연말’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도 들린다. 김 대법원장은 법원행정처 폐지를 골자로 한 법원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작년 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행정처가 폐지되면 안 처장은 대법관 업무로 복귀하게 된다. 법원 관계자는 “사법행정조직 개편 작업이 해를 넘기면서 더 이상은 처장직을 수행하기 힘들다는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처장은 이날 “기본적으로 재판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맡을 때부터 이것(행정처장직)을 안 맡았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고 (취임 후에도) 몇 차례 사의를 표명했지만 (대법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으셨다”는 말로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김 대법원장과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대법원장은 다양한 견해를 존중하고 경청하는 마음이 열린 분으로 세부적인 의견차이를 갈등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김 대법원장은 안 처장 사의를 받아들여 후임 처장을 임명한다는 방침이다. 후임 처장에는 변호사 출신인 조재연 대법관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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