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수장들이 올해 국내외 경기가 녹록지 않다고 우려하면서 금융사들이 ‘혁신금융’을 통해 실물경제를 든든히 뒷받침해줄 것을 당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개 금융업권별 협회의 공동 주관으로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현장에서는 아직도 금융의 문턱이 높다고 하소연한다”며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하는 주력 업종이나 기술ㆍ아이디어로 신산업을 창출하려는 기업을 더 과감하게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의 왜곡과 불완전한 부문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금융당국의 철학”이라며 “지난해 발표한 ‘자본시장 혁신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 혁신기업들이 창업부터 성장 단계까지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큰 만큼 금융시스템의 취약점을 재점검하고 건전성을 높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인들이 생산적 부문에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하고, 특히 미래 경제를 선도할 첨단기술 산업의 육성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자금중개라는 금융 본연의 기능을 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으로 수행해 혁신성장을 지원해야 한다”며 “금융 혜택이 취약계층에게도 골고루 제공될 수 있도록 힘쓰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했다.
이날 행사엔 금융당국 관계자들과 국회의원, 금융회사 대표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연임 실패에 대한 불만을 내비쳤던 위성호 신한은행장은 시중은행장 중 유일하게 불참했다. 위 행장 후임으로 내정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부사장도 참석하지 않았다. 신한 측은 “두 사람 모두 선약이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선 최근 행장 인사로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위 행장이나 아직 취임하지 않은 진 내정자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자리였을 거란 관측이 나온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위 행장과 만나 이야기한 적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지주사 출범을 앞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새해 인수ㆍ합병(M&A) 계획에 대해 “안정적 지주 체제를 구축하고 필요하면 M&A도 빨리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에 대해선 “(합병을)특별히 고려하고 있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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