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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직위 추락 시켰다" 공화당 경선 불지핀 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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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직위 추락 시켰다" 공화당 경선 불지핀 롬니

입력
2019.01.03 14:53
수정
2019.01.03 19: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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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복귀한 롬니 전 지사, WP 기고문으로 트럼프 정면 비판

플레이크, 코커, 케이식 등 경선 도전 노려

당내 경선 치를 경우 본선 경쟁력 약화 우려

트럼프 지지세력은 경선 룰 변경 시도

유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복귀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AP 연합뉴스
유타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복귀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도가 갈수록 험난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각종 수사와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거센 공세뿐만이 아니다. 안팎 시련 속에서 공화당 내에서도 도전자가 나와 당내 경선을 치를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1ㆍ6 중간선거에서 유타주 상원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복귀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추 주지사가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 직위를 추락시켰고 전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롬니 전 지사의 비판이 2020년 대선 공화당 후보를 결정할 당내 경선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며, 이에 따라 당내 경선 논의에 물꼬가 열렸다는 해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보수 진영 평론가인 윌리암 크리스톨은 WP에 “롬니의 비판은 그간 금기시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내 도전을 논의하는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도 “이제 시작됐다”고 말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롬니 전 지사는 2016년 대선 경선에는 출마하지 않았으나 당시 트럼프 후보를 ‘사기꾼’이라 비난하는 등 ‘트럼프 때리기’의 선봉에 섰다. 그는 지난해 상원 선거 과정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을 받았으나 정계 복귀 하자마자 대립 각을 세운 것이다. 그는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2020년에 출마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대안이 무엇인지 볼 것이다”며 여지를 남겼다. 워싱턴 정가는 롬니 전 지사가 공화당 내 반 트럼프 세력의 기수가 돼 대선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롬니 전 지사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저격수 역할을 하다 이번 상원 선거에서 불출마한 제프 플레이크 상원 의원과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 이달 임기를 만료하는 존 케이식 오하이주 지사 등이 경선 출마 의지를 시사해왔다. 현 시점에서는 이들이 당내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특검 수사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가 급락할 경우 자신들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선 가뜩이나 민주당과의 혈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추대 형식이 아니라 당내 경선을 치를 경우 그 후유증으로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선에 실패한 지미 카터(1980년)와 조지 H.W. 부시 대통령은 추대가 아닌 당내 경선을 치러야 했다. 1980년과 1992년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과 조지 H.W 부시(1992년) 대통령이 당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힘을 낭비하는 바람에 대선 본선에선 패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본 윌리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은 롬니 전 지사의 기고문이 나온 1일 동료 위원들에 보낸 서한에서 “롬니, 플레이크, 케이식은 우리 당을 파괴하고 트럼프 대통령 재선을 어렵게 만드는데도 대통령이 되겠다는 환상을 계속 쫓고 있다”며 경선 규정 변경을 촉구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경선 조건의 문턱을 높여 경선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롬니 전 지사의 비판에 대해 "롬니가 시작하려나 보다. 하지만 너무 빠르다!"면서 “팀 플레이어가 돼라”며 당내 단합 필요성을 부각시켰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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