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와 대구대 올 1학기 비정규교수 200명씩 배제 위기
올 8월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강사법) 시행을 앞두고 영남대와 대구대 등 대구권 일부 대학에서도 비정규직 교수 상당수가 1학기 수업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여 갈등이 커지고 있다.
개정 강사법은 △법원 교원 지위 부여 △임용기간 1년 이상 보상 △방학 중 임급 지금 등 비정규 교수의 처우 개선을 주 내용으로 하지만, 상당수 대학이 재정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강의 개설, 졸업 이수학점 축소, 전체 강좌 축소 등을 통해 강사 수 줄이기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영남대분회 소속 비정규직 20여 명은 3일 영남대 본관 앞에서 ‘교육환경 파괴 및 강사 대량해고를 자행하는 영남대 본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강사법 취지를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대학 측이 지난 학기까지 620여 명이던 시간강사 중 200여 명을 올 1학기 수업에 배제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일 본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한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김용석 영남대분회장은 “이달 7일 임금 조인식을 앞두고 대학 측이 1명당 주당 6시간 짜리 두 강좌씩 배정하면서 상당수 강사들이 수업에서 퇴출될 위기”라며 “비정규교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대학 재정 절감과 이윤의 극대화에 악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사법이 통과되기 전에는 1명당 주당 3시간 짜리 한 강좌 또는 6시간 짜리 두 강좌로 나눠 배정해 강사의 강의 참여 기회가 많았다.
노조 측은 지난해 9월12일 대학 측과 첫 임금협상을 시작했으나 11월28일까지 이어진 7차 교섭까지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지난달 14일 경북지노위 1차 조정위에서 중재를 권유받고, 같은 달 20일 단체협상, 21일 실무협상을 통해 임금 3,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허창덕 영남대 대외협력처장은 “대학에서 과별로 강사법에 대해 설명했지만 강사 수 등에 대한 규정을 정하지는 않았다”며 “교육부의 구체적인 시행지침이 내려오기 전까지 확답은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대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8학년도 임금협상안을 조정 중이지만, 대학 측에서 비정규교수 담당 몫을 전체 20%에서 11%로 낮춰 비정규 교수 400여 명 중 절반 정도가 강의에서 배제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경북대는 지난해 12월27일 비정규교수 노조와 학교가 임ㆍ단협에 잠정합의해 갈등이 한풀 꺾인 상태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이시활 경북대분회장은 “잠정합의 문구에 ‘대학은 대학 교육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하여, 비정규 교수의 고용안정을 저해하거나 불합리한 구조조정으로 인한 최소한의 생존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한다’고 명문화해 비정규교수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며 “아직 강의배정이 완료되지 않은 비정규교수들이 있어 이행 여부를 끝까지 지켜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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