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도로 전북 익산 나들목에서 우석대학교까지 3㎞ 구간에서 발생하는 심한 악취와 새만금 상류지역 수질 오염원으로 꼽히는 왕궁축산단지 주변 환경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북도는 혐오기피지역으로 인식된 왕궁지역이 백제 역사문화가 살아 숨 쉬는 지역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2일 전북도에 따르면 왕궁지역 합류지점인 익산천 수질은 총인(TP) 기준으로 2010년 4.59㎎/ℓ에서 2017년 0.24㎎/ℓ, 2018년 0.18㎎/ℓ로 8년간 96% 향상됐다. 복합악취 지수는 2012년 31에서 2017년 5, 2018년 4로 낮아져 6년 동안 87% 개선된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 냄새를 감지할 수 있으면 복합악취 10, 악취 종류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단계는 15이상이다.
왕궁축산단지는 1948년 익산시 왕궁면 온수리와 구덕리 일대 170만㎡ 면적에 전국 최대 규모의 한센인 정착촌이 조성된 곳으로 한센인들은 자립생활을 위해 익산ㆍ금호ㆍ신촌농원 3개의 대규모 가축농장을 지어 수십만 마리의 가축을 키우며 생계를 이어왔다.
그러나 낡은 축사와 열악한 시설 탓에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오ㆍ폐수로 새만금 상류인 만경강의 고질적인 수질 오염 주범으로 지적 받아왔다. 이곳에는 현재 한센인 2, 3세를 포함해 655세대 1,07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78개 농가가 가축을 사육하고 있다.
이에 전북도는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새만금 수질환경 개선 등을 위해 2011년부터 환경종합대책을 세워 추진했다. 그 동안 휴ㆍ폐업 축사 21만8,000㎡를 전량 사들여 철거했고 현재 영업 중인 축사 43만2,000㎡의 90%인 39만㎡를 매입했다. 가축분뇨로 수질오염이 심했던 익산천은 분뇨찌꺼기 4만여톤을 준설하고 수질정화식물과 관목 등을 심어 습지로 복원했다.
도는 올해도 무허가 축사를 합법화해 점진적으로 축사 철거를 유도하고 가축 사육두수를 감축할 계획이다. 축사가 합법화하면 현재 13만㎡ 규모의 무허가 축사는 5만㎡ 감소해 8만㎡로 줄어든다. 양돈 사육두수는 6만5,000두에서 3만5,000두로 감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어 가축분뇨 무단 방류 근절을 위해 익산시와 불법행위 합동 점검 및 행정조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 동안 왕궁축산단지 악취와 수질오염 해결을 위한 사업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낸 만큼 원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를 해 나갈 계획이다.
오성록 전북도 오염원대책팀장은 “악취마을 오명으로 눈총 받아온 왕궁축산단지 일대가 지난 7년간 축사 철거와 수림대 조성, 하천복원 등 노력으로 환경과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며 “왕궁지역이 백제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곳으로 변모시키고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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