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답방, 연초 북미 정상회담 뒤 4월쯤 이뤄질 듯”
1일 발표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가 대미 협상 재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 결과가 나왔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연초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뒤 4월 즈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국무총리실 산하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은 2일 공개한 보고서 ‘2019년 김정은 신년사 분석 및 정세 전망’에서 “이번 신년사는 북한이 3개월간의 침묵을 통해 본격 협상 재개 ‘준비’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라며 “미국이 긍정 호응한다면 연초 북미 협상 재개와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빠른 속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연구원은 “2019년 1~2월 북미 정상회담까지 순항한다면 남북관계에서 역시 군비통제의 확대ㆍ심화와 남북한 교류 협력 사업을 두고 대화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며 이르면 상반기 내 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사업 재개가 가시화하고 새로운 버전의 군사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연구원이 주목한 시기는 4월이다. ‘경제 건설 총력 집중’이라는 4ㆍ20 신전략노선 채택 1주년과 남북 정상의 4ㆍ27 판문점선언 1주년이 몰려 있어 북한이 남북관계에서 새 모멘텀을 만드는 데 시한이 될 공산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연구원은 “올 4월은 김 위원장이 내렸던 ‘담대한 결단’의 1년을 결산하는 시점이어서 소기 성과를 가시화하지 않는다면 통치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1분기 북미 협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된다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남북한의 확대된 군사 합의와 경제협력 재개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구원이 파악한 올 신년사의 전반적 특징은 내부 투쟁과 대외 공세 기조에서 벗어나 상당 부분 대화와 협력의 관점에서 구성됐다는 점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2012년 김 위원장이 집권한 뒤 최근 몇 년간의 신년사 내러티브(이야기) 구조는 ‘대내외 위기 환기→ 외부 적과의 투쟁 필요성→ 내부 긴장과 경계 분위기 조성→ 내부 결속과 계급ㆍ사상 투쟁 필요성→ 경제 등 모든 사업에서의 전투적 정신과 사업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신년사에서는 투쟁적이고 선동적인 어투 및 분위기가 현저히 줄었다는 게 연구원 주장이다. 대내 메시지에서는 투쟁보다 실용 및 합리적 개혁, 대외 메시지에선 포용적 협상 자세를 보인 게 특징이라는 것이다. “2018년 정세 변화와 국제사회와의 접촉면 확대에 따라 종전의 투쟁적ㆍ호전적 이미지를 쇄신하고 정상적 국가성을 연출하려는 의도”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신년사 전체의 핵심 키워드는 ‘경제 발전’과 ‘평화’, ‘관계 정상화’”라며 “평화를 통한 경제 발전, 경제 발전과 평화의 동시 지향 의지가 기저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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