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킥복서 나스카와 텐신(21ㆍ일본)을 2분 20초 만에 때려눕히고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간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2ㆍ미국)를 향해 조롱과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메이웨더는 지난 12월 31일 일본 도쿄에서 벌어진 나스카와와 비공식 3분 3라운드 복싱 대결에서 1라운드 TKO승을 거뒀다. 예정 시간보다 1시간 30분이나 늦게 경기장에 도착한 그는 1라운드에서만 3차례 다운을 빼앗았고 보다 못한 나스카와 측 코너에서 백기 투항했다. 메이웨더는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을 마치고 “간단하구만(easy)”이라는 짧은 한마디를 남긴 채 승용차에 올라탔다.
지난 해 11월 초 이 대결이 성사됐을 때부터 말이 많았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메이웨더는 50전 전승에 다섯 체급을 제패해 복싱에서 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을 듣던 선수다. 오스카 델라 호야, 매니 파퀴아오 등 수 많은 챔피언을 꺾은 데 이어 2017년에는 UFC 전 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와 ‘세기의 대결’에서도 승리했다.
반면 나스카와는 킥복싱 전적 27전 27승(21KO)으로 일본에서 ‘신동’ 소리를 듣지만 전문 복서가 아니다. 더구나 메이웨더는 대회 주최사와 줄다리기 끝에 모든 규정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정했다. 나스카와가 킥을 사용하면 1회당 500만 달러(약 55억원)를 낸다는 위약금 조항까지 넣었다.
나스카와는 165cm로 메이웨더(173cm)보다 8cm나 작고 체중도 5kg가 덜 나간다. 힘과 체격 차이가 확연했다. 메이웨더는 이날 나스카와(8온스)보다 좀 더 두툼한 10온스 글러브를 착용했지만 승부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나스카와는 이번 경기를 앞두고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맹훈련을 소화했지만 메이웨더 앞에서 어린 아이나 다름없었다.
경기에 앞서 메이웨더는 파이트머니가 900만 달러(약 100억원)라고 밝혔다. 1분에 약 380만 달러(42억원)를 벌어간 셈이다. 그러나 주최사가 메이웨더에게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보장했고 유료시청(PPV) 분배 수익까지 더하면 그가 받아갈 돈이 1,000억원에 달한다는 일본 보도가 나오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터무니 없는 매치”라며 “누가 또 다시 이런 서커스에 돈을 댈지 궁금하다”고 날을 세웠다. 파퀴아오도 “새해 결심이 생겼다. 나와 비슷하거나 더 크고, 경험 있는 적수와 계속 싸울 것이다”고 메이웨더를 비꼬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