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들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천명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반면 일본 언론들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와 함께 대북제재가 지속될 경우 정책 변경을 경고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며 핵무기를 만들거나 실험하지 않겠다고 발언했다’는 다소 긴 제목으로 신년사 관련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관계 개선 의지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도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점을 주목하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보여줬다”고 긍정 평가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김 위원장이 아무런 전제 조건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 대목을 중점 보도했다. 또 미국이 대북제재와 압박을 지속할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언급에도 주목했다.
문일현 정파(政法)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자신의 비핵화 의지는 분명하며 미국이 상응조치를 하면 자신도 한발 더 나아갈 것임을 명확히 했다”고 평가했다. 뤼차오(呂超) 랴오닝(遙寧)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지난해 경제 건설 중심의 비핵화 길에 나선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 연기 이외 상응하는 반응이 없는 미국에 불만을 표하는 건 당연하다”면서 “북한의 선의에 미국도 호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 언론들은 김 위원장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의지를 밝히면서도, ‘새로운 길’을 언급한 것에 대해 제재ㆍ압박이 지속되면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했다. NHK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이면서도 제재를 계속할 경우엔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국을 견제했다”고 보도했다. 또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지를 거론한 데 대해서도 “미국이 올 봄 규모를 축소해 훈련을 실시할 계획이어서 북한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교도(共同)통신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면서 언제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용의가 있다며 2차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였다”면서도 “미국이 대북제재와 압박을 유지할 경우 정책 변경 가능성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산케이(産經)신문은 김 위원장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등을 주장하면서 휴전협정 당사국 간 다자회담 추진을 언급한 것과 관련, “한국과 미국 외에도 북한에 유화적인 중국을 끌어들여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