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에 가 볼만한 ‘돼지투어’
60년 만이라는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한국관광공사가 돼지와 연관된 지역을 2019년 1월의 추천 여행지로 선정했다.
창원 돝섬과 저도는 이름 자체가 ‘돼지 섬’이다. 마산항에서 배로 10분여 걸리는 돝섬에 내려 서면 입구부터 황금돼지상이 반긴다.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설치한 작품과 웅장한 고목이 어우러져 가볍게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마산의 남쪽 끝 구산면 저도는 다리로 연결된 섬 아닌 섬이다. 차량이 다니는 교량 외에 2017년 스카이워크로 변신한 일명 ‘콰이강의 다리’가 인기몰이 중이다. 오래된 연륙교의 콘크리트 바닥을 일부 걷어내고 길이 80m, 폭 1.2m의 투명 강화유리를 깔고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섬을 한 바퀴 두르는 산책로 ‘비치로드’는 탁 트인 바다 풍광을 두루 만끽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경주 불국사 복돼지는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명물이다. 지난 2007년 불국사 극락전 현판 뒤에서 돼지 조각이 발견됐는데, 사찰에서는 ‘극락전 복돼지’라 명명하고 100일 법회를 성대하게 열었다. 실재 복돼지는 현판 뒤에 있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극락전 앞에 자그마한 ‘복돼지상’을 만들었다. 불국사를 찾는 내ㆍ외국인이 복돼지상을 만지고 사진을 찍고 행운을 빈다. 복돼지가 아니어도 불국사는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적이다. .
청주 서문시장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삼겹살거리가 조성돼 있다. 두툼한 생삼겹살, 간장 소스, 지글지글 불판에 고기 익는 소리는 삼겹살거리의 낯익은 풍경이다. 서문시장은 청주 시민에게 추억의 장소다. 버스터미널이 이전하고 쇠락의 길을 걷던 서문시장은 2012년 삼겹살거리를 조성하며 재조명받았다. 먹자골목에는 15개 삼겹살 식당이 영업하고 있다. 두툼하게 썬 돼지고기를 간장 소스에 담갔다가 굽는 청주식 삼겹살이 대표 메뉴다. 여기에 파절이와 묵은지를 더하면 ‘청주 삼겹살 삼합’이 완성된다. 이외에 버섯 삼겹살, 연탄 구이 등 다양한 삼겹살 요리를 맛볼 수 있고,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소주와 삼겹살을 곁들인 ‘삼소데이’ 이벤트도 열린다.
지리산 자락 남원 운봉은 오래 전부터 흑돼지로 유명한 곳이다. 지리산 흑돼지는 일반 돼지에 비해 육질이 부드럽고, 불포화지방산이 오리고기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흑돼지고기는 완전히 익히지 말고 적당히 붉은빛이 돌 때 먹으면 더 맛있다. 88고속도로 지리산IC 부근의 ‘지리산고원흑돈유통센타’를 비롯해 인월면소재지에 흑돼지고기를 판매하거나 요리하는 식당이 다수 있다.
이천 율면의 ‘돼지보러오면돼지’는 돼지의 모든 것을 주제로 한 교육 농장이다. 돼지를 가장 가까이서 만나, 돼지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돼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돼지 공연과 퍼레이드를 볼 수 있고, 소시지 만들기 체험 외에 육가공품 먹거리 정보도 얻는다. 돼지박물관에는 23개국에서 모은 다양한 돼지 소품과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돼지 나들이 공연이 펼쳐지는 서귀포의 휴애리자연생활공원, 뱀을 퇴치한 돼지 덕분에 주민들이 편안해졌다는 양구 해안면도 황금돼지해 여행지로 꼽혔다.
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사진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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