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매체들이 한반도 정세 완화를 2018년의 주요 국제뉴스로 꼽으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향후 재개될 북미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중국 역할론’에 힘을 싣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31일 한반도 정세 완화를 자체 선정한 10대 국제뉴스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인민일보는 ‘동북아 정세가 곤경 속에서 희망을 피워냈으며 중국의 역할이 찬사를 받았다’는 제목으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이 북미 간 직접 대화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끌어냄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여정의 마중물이 됐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또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도 “중국은 일련의 한반도 정세 완화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 국제사회의 찬사를 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사실상 한국 정부에 중재자 자리를 넘겨줬고 남ㆍ북ㆍ미 3국 위주로 상황이 전개되는 데 대해 불안감이 컸을 것”이라며 “중국으로서는 새해 초 북미 간 직접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부각시킬 필요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29일 관영매체 합동인터뷰에서 “한반도 정세 완화를 위한 남북관계 개선을 적극 지지하며 북한과 미국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의 약속을 조속히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20년 넘게 노력해왔다”고 강조했다. 북미 간 대화가 진행되는 데 있어 중국이 기틀을 닦았다는 주장이자 앞으로 적극적인 중재자가 되겠다는 취지다.
관영 환구시보도 2018년 주요 국제뉴스를 다룬 기사에서 북중 정상회담과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차례로 거론한 뒤 “1년 전만 해도 전쟁 위기에 휩싸였던 한반도에 대화와 평화의 기류가 자리잡았다”면서 “중국은 줄곧 쌍중단(雙中斷ㆍ한미 합동훈련과 북한의 도발 동시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ㆍ한반도 비핵화와 북미 평화협상 동시진행)을 주장해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가능케 했다는 얘기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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