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3분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처음으로 10% 이상 점유율을 기록했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새 아이폰 모델 출시와 중국 업체의 플래그십 모델 출시에 힘입어 오히려 20%가량 성장했다.
3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해 3분기 400달러(약 44만원)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익 점유율 12%를 차지하며 3위에 올랐다. 1위인 애플(47%)과 2위 삼성전자(22%)에 비하면 격차가 크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애플과 삼성이 아닌 업체가 10% 이상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화웨이가 처음이다. 화웨이 뒤로는 비보(5%), 오포(5%), 샤오미(3%) 순으로 중국업체들이 이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화웨이의 성장이 중국 외 지역 판매량 급증 덕분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오포와 비보, 샤오미가 중국 내수로 인해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화웨이의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대에 달해 지난해보다 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300만대)에 비하면 약 66배 증가한 수치다. 화웨이 측은 “P20 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화웨이 역사상 가장 높은 출하량 달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애플의 수익 점유율이 삼성전자의 2배가 넘는 이유는 고가 정책이 효과를 봤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800달러(약 89만원) 이상 스마트폰 수익 점유율의 79%, 600~800달러(약 67만~89만원) 가격대 스마트폰의 61%가 애플 스마트폰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400~600달러(약 44만~67만원)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25%로 1위를 차지했다. 애플보다 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전략이 드러난다.
올해 4분기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9월(한국은 11월) 판매를 시작한 새 아이폰 시리즈 매출이 반영되는 데다, 화웨이를 필두로 한 중국 업체들도 무서운 속도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저가 전략으로 일관했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근 프리미엄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며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20% 남짓 차지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경쟁이 점점 치열해질 것”이라며 말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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